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40대 취객이 한 편의점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30분 뒤에야 현장에 도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부적절한 지령이 늑장 출동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1시26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편의점에서 "손님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행패를 부린다"는 내용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녹취록에는 취객이 욕설을 하고 고성을 지르는 등 다소 긴박한 상황이 담겼고, 실제 이 취객은 와인병을 들고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고를 접수한 112상황실 직원은 비교적 긴급한 상황이 아닐 때 내리는 대응단계인 '코드1' 지령을 현장 출동 지구대 경찰관에게 내렸다.
경찰의 112 신고 대응은 코드0~4까지 5가지로 분류되는데 0단계가 가장 높은 단계로 코드1 중에서 이동범죄, 강력범죄 현행범 등의 경우에 내려진다.
1단계는 생명 및 신체에 대한 위험이 임박해 있거나 진행 중 또는 직후인 경우, 현행범 체포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 내려지고, 2단계는 생명 및 신체에 대한 잠재적 위험이 있거나 범죄 예방이 필요한 경우 등 비교적 덜 긴급한 상황에 내려진다.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아르바이트생으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지 29분만인 오전 1시55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송도 지역에는 총 2개의 지구대가 있지만 아르바이트생이 신고를 접수한 시간에는 이 지구대 직원 모두 다른 건으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르바이트생에게 경찰관이 모두 다른 사건 현장에 출동해 곧바로 출동하기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지만 그 사이 취객의 난동은 더욱 심해졌다. 편의점 집기류 일부를 부수고 아르바이트생을 폭행한 것.
결국 40대 남성 취객은 현행범으로 체포되지 않았고, 재물손괴 및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시 해당 편의점에서 접수된 신고건은 대응 단계를 코드1로 상향해 조치했어야 한다고 잠정 판단했고, 당시 신고 접수자가 코드2 지령을 내린 이유를 파악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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