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대중화 위해 가격 낮추는 정통 제조사
-테슬라, 주력 제품 값 크게 올려 상반된 행보
전동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자동차 회사들도 발맞춰 다양한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값을 낮춰 대중화를 꾀하려는 모습이지만 시장에 먼저 진출해 입지를 다진 테슬라는 오히려 반대 행보를 걷고 있어 배경이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정통 제조사들은 전기 신차를 선보이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먼저 제프 매너링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아우디 부문 사장은 지난달 25일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에서 전기차 'Q4 e-트론'을 6,000만원 이하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는 구매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어 소비자 부담이 낮아진다. 또 공격적인 가격 책정으로 수입 전기차는 물론 제네시스 GV60,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과도 경쟁이 가능하다.
앞서 벤츠도 지난 여름 선보인 순수 전기차 EQA의 가격을 5,990만원으로 정한 바 있다. 국내 인증 받은 주행 가능거리가 다소 짧아 보조금을 최대로 받지는 못하지만 같은 체급의 내연기관 벤츠보다 저렴한 가격은 '파격'으로 평가 받으며 주목을 끌었다. 여기에 벤츠 ADAS 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와 10.25인치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공기 청정 패키지, 키리스 고 등을 기본 적용해 편의성을 키웠다. 이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 인지도와 탄탄한 상품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수 천대의 사전 계약이 이뤄지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BMW는 이달 X3 기반의 전기 SUV iX3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7,590만원으로 정했다. 가죽 스포츠 시트, 어댑티브 서스펜션 등 M 스포츠 패키지를 기본 탑재했지만 가격은 가솔린 및 디젤 X3와 비슷한 금액이다. 가성비 좋은 상품 전략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이틀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우며 순항 중이다.
이처럼 치열한 가격 경쟁이 이뤄지는 가운데 테슬라는 오히려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테슬라코리아는 11월 한달 동안 주력 제품의 가격을 전부 올렸다. 일부 트림의 경우 최대 800만원을 올린 상황이다. 갈수록 비싸지는 원자재 가격과 한정적인 공급 등을 이유로 가격을 높였다는 게 테슬라의 설명이다.
그러자 시장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전통적 개념의 자동차회사가 다양한 전기차를 쏟아내며 테슬라의 주도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과 '비싼차=프리미엄' 인식을 앞세운 테슬라의 특별한(?) 전략이 여전히 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공급이 부족하고 가격도 크게 오르니 중고차라도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서고 프리미엄이 붙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반면 일각에서는 테슬라의 전략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겠지만 선택지가 늘어나면 차별화된 상품성 없이 가격 상승만으로는 프리미엄 효과를 누릴 수 없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라이벌은 오랜 시간 인지도를 쌓아온 프리미엄 브랜드다.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춰 도전한다면 장기적으로 득이 될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 자세를 낮추고 전동화 흐름에 동참하는 정통 브랜드와 콧대를 높이며 시장 우위를 이어나가려는 테슬라의 극과극 행보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지 관심이 모인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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