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30일 08:4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의 신용도가 회복될 전망이다. 단계적으로 진행한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두산중공업과 두산의 신용도를 연내 재평가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6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이다. 납입일은 내년 2월이다.
두산중공업은은 지난해 국책은행의 긴급자금 지원 이후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이행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도 개선작업의 일환이다.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 납입 대금 중 70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쓴다. 나머지는 가스터빈, 풍력, 차세대 원자력 등 신성장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유상증자로 부채비율이 올 9월 말 기준 149.5%에서 108.2%로 하락하는 등 재무구조가 상당 수준 개선될 것"이라며 "신사업 투자용 자금도 즉시 사용되는 게 아니라 수년에 걸쳐 사용돼 유동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 인력 감축, 자산 매각 등과 함께 이번 유상증자로 두산중공업의 신용도가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두산의 계열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점쳐졌다. 두산은 두산중공업의 재무 여력이 약화된 이후 계열 지원 주체가 되면서 계열사 지원 부담이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해왔다. 특히 국책은행의 두산중공업 여신 제공 관련 3조원을 웃도는 담보를 제공해 두산중공업과 재무적 긴밀도가 높아졌다. 이 역시 신용도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두산은 유상증자 참여로 재무구조가 소폭 저하되지만 두산건설 계열 분리, 두산중공업의 재무안정성 개선으로 계열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며 "두산의 신용도를 제약하던 두산중공업의 신용도 방향성이 전환될 수 있다"고 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이후 네오플럭스,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등의 자산을 잇따라 매각했다. 지난해 말엔 두산중공업 유상증자를 실행했으며, 두산건설 계열 분리와 두산중공업의 추가 유상증자도 조만간 완료한다.
한국기업평가는 "이같은 성과로 재무지표 개선 이외에도 저하된 신뢰도와 재무적 융통성 회복 등의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두산중공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으로 BBB-를, 두산엔 BBB를 부여한 상태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의 신용등급 전망은 모두 부정적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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