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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가 1997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30일 유럽연합(EU) 통계청에 따르면 유로존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11월 대비 4.9%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인 4.5%를 웃돌았다.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10월(4.1%)보다도 0.4%포인트 높았다.
높은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유로존의 11월 에너지 가격은 1년 새 27%나 폭등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물가 상승률을 낮춰주던 서비스 및 비 에너지 산업재 가격도 2% 이상 올랐다. 식료품 및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CPI도 2.6%로 전월 2.0%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독일도 11월 CPI가 1년 전보다 5.2% 상승하면서 동서독 통일로 물가가 급등했던 1992년 6월(5.8%)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물가 상승률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 재정 압박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NBC는 "ECB가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높은 물가를 어떻게 잡을 것인지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상승률이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도 내년까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가인상이 일회성 요인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며 금리인상 등 인플레 억제책은 경제성장에 큰 해를 끼칠 것이 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ECB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너무 빠르게 인상해 유럽 전체를 18개월 동안 경기 침체에 빠지게 한 악몽이 되살아날까 우려하고 있다.
ECB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팬데믹 긴급 매입 프로그램(PEPP)’을 내년 3월경에 종료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ECB가 물가를 잡기 위해 이외에 어떤 추가 조치를 취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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