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아내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3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생후 11개월된 딸을 학대하기도 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7단독(이호산 재판장)은 특수상해, 재물손괴, 감금, 폭행,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6)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수강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1월부터 4월 중순까지 20대 아내 B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11개월 딸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4월11일 오후 8시께 자택에서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던 A씨는 B씨가 베란다로 나가자 방안에서 문을 잠그고, 혼자 있던 딸까지 베란다로 내보낸 뒤 다음날인 11일 오전 5시까지 9시간가량 모녀를 방치했다.
특히, A씨는 아내가 성관계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B씨의 뺨을 때리고, 목을 조르는가 하면 대나무 회초리를 이용해 팔 부위 등을 여러 차례 때리기도 했다. 또 B씨의 겨드랑이 부위를 손으로 힘껏 누르고 손톱으로 긁는 등의 방법으로 괴롭혔다.
재판부는 "성관계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배우자에게 상해를 가한 점, 피고인이 어린 딸을 배우자와 함께 베란다에 가워 추위에 방치한 점 등을 고려하면 그 범행 동기 및 내용에 대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아 징역형의 선택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벌금형 이외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되 사회봉사 및 강의 수강을 명령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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