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테가베네타 백 250만원→300만원…또 '릴레이 가격인상'

입력 2021-12-02 12:28   수정 2021-12-02 15:22

명품업계가 연말 특수를 앞두고 일제히 가격 인상에 돌입했다. 샤넬·루이비통 등 인기 명품들이 스타트를 끊자 명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업체는 한 해에도 몇 차례씩 가격을 올리는 등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2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보테가베네타는 일부 품목에 대해 오는 3일부터 많게는 20% 가까이 가격을 인상한다. 247만원인 보테가베네타의 대표 상품 '미니조디백'은 297만원으로 약 50만원(20.2%) 올릴 예정이다. 올 6월 20만원가량 인상된 데 이어 6개월 만에 또 오른다. 이 브랜드 '카세트백'은 265만원에서 290만원으로 약 9.4% 인상된다.

보테가베네타는 올해 들어 1월과 6월에 이어 세 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에르메스 역시 이르면 내년 1월 중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통상 에르메스는 연초 5% 내외 가격 인상을 해왔다"며 "샤넬 등 명품 브랜드들이 대부분 가격을 올리고 있어 에르메스도 곧 값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일부 명품족들 사이에선 온라인 명품 카페 등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아 서둘러 쇼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벨기에 명품 브랜드 델보나 캐시미어 소재와 울 소재 제품에 특화돼 있는 로로피아나 역시 올해 연말 가격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명품 브랜드들의 연말 가격 인상에 불을 지핀 곳은 샤넬이다. 샤넬은 지난달 클래식 백, 지갑, 신발 등 인기 상품 가격을 15% 안팎으로 인상했다. 특히 대표 제품인 '클래식 미디움' 핸드백은 기존 971만원에서 1124만원으로 올라 클래식 라인 1000만원 시대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이미 여러차례 가격 인상을 진행했던 명품 브랜드들이 연말을 맞아 가격을 또 다시 인상할 채비를 취하고 있지만 소비자들 반발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 편이다.

샤넬은 코로나19 이후 총 7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루이비통 프라다 디올 셀린느 등 주요 브랜드 역시 대부분 1년에 1~2차례던 가격 인상이 코로나19 이후 3~5차례로 늘어났다. 루이비통과 프라다는 올해에만 다섯 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작비, 원재료 가격 등 물가 상승을 이유로 해 한 해에만 3~5번씩 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트렌드가 변한 것 같다"며 "소비자들은 언제 기습적으로 가격이 오를지 모르는 만큼 미리 사두는 게 이득이라는 인식만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잦은 가격 인상에 '리셀러(재판매자)'들도 활개를 치고 있다. 가격 인상 전에 여러 개 제품을 구매해 인상 후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식이다. 이에 샤넬은 지난달 1일부터 베스트셀러 '코코핸들'과 '타임리스 클래식 플랩백'의 1인당 구매 한도를 1년에 1개씩으로 제한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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