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해진 살림…3분기 국민소득 0.7% 감소

입력 2021-12-02 17:13   수정 2021-12-03 00:56

올 3분기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 수준을 나타내는 국민총소득(GNI·국민소득)이 전분기보다 쪼그라들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0.3%로 지난 10월 발표한 속보치와 동일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1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보면 올해 3분기 실질 GNI는 470조8000억원으로 2분기보다 0.7% 감소했다. 코로나19 충격이 극에 달하던 작년 2분기(-2.0%) 후 다섯 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GNI 증가율은 올 1분기 2.4%, 2분기 0.1%에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GNI는 국민들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합계로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합치는 동시에 외국인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빼서 산출한다. GNI가 감소했다는 것은 국민들이 그만큼 손에 쥐는 돈이 줄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처럼 GNI가 감소한 것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올 3분기 4조원으로 전분기(8조8000억원)와 비교해 반토막 난 탓이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법인에서 받은 배당금이 큰 폭 감소한 결과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올해 3분기 실질 GDP(잠정치)는 477조7265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0.3%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률은 10월 26일 발표된 속보치(0.3%·477조7142억원)와 동일하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0.2%로 속보치(-0.3%)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9월부터 본격적으로 지급된 5차 재난지원금의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2.4%, -3.5%를 기록해 속보치보다 0.1%포인트, 0.5%포인트 하락했다. 수출은 1.8%로 속보치보다 0.3%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4분기 성장률이 1.03%를 기록하면 올 성장률 전망치(4%)에 부합할 것”이라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영향으로 올해 4분기 민간소비가 높은 증가율을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미크론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 경제의 종합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했다.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물가를 나타낸다. 저축률은 35.9%로 전기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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