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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0일 오전 일부 지역에서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100㎍/㎥ 가까이 치솟으면서 ‘매우 나쁨’ 수준을 보였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18일 밤부터 중국으로부터 북서풍을 타고 유입되고, 대기 정체현상이 겹치면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대기 정체현상뿐만 아니라 대기가 연직으로 혼합될 수 있는 높이인 ‘대기 혼합고(Atmospheric Mixing Layer Height)’다.
대기오염물질은 대기 혼합고 아래의 공간에서 섞일 수 있으며, 대기 혼합고는 지표면의 가열과 냉각 등에 의해 계속해서 변화한다. 수평적인 공기의 이동·확산이 없다고 가정하면, 국내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의 총량이 같더라도 대기 혼합고가 2~4배 낮아진다면 대기 중 오염물질의 농도를 2~4배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겨울철에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주요 원인으로는 ①계절풍(북서풍, 서풍)의 영향, ②낮은 대기 혼합고, ③난방 등 화석연료 사용의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대기 혼합고는 미세먼지가 희석될 수 있는 전체 부피를 결정하기 때문에 대기 중 농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대기 혼합고는 지표면의 온도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지표면 가열이 활발한 낮이나 여름철에 높아지고, 지표면이 냉각되는 밤이나 겨울철에 낮아진다. 일반적으로 대기 혼합고는 지표면으로부터 약 1000~2000m 높이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연구들은 겨울철 야간에는 200~300m 높이까지 낮아진다고 보고하고 있다.
대기 혼합고는 이런 2차 생성 초미세먼지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대기 혼합고가 2000m에서 200m로 낮아지면, 단순히 산술적으로 대기오염물질(가스, 입자)의 10배 농축효과를 가져온다. 이는 대기 중 단위 부피당 오염물질의 농도가 약 10배 높아지는 것을 의미해, 오염물질이 서로 만날 수 있는 확률도 10배 높아진다는 말이다.
대기 중 오염물질의 농도는 대부분 우리의 산업·경제활동 등 인위적인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은 대기오염물질의 배출량이 동일하더라도 기상 조건(풍향/풍속, 강수, 대기 혼합고 등)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유사한 배출량 조건에서도 난방기(11~3월)에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기상요인이 대기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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