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노믹스] 5억 명의 '온라인 친구'를 얻었지만 1명 뿐인 절친을 적으로 만든 마크

입력 2021-12-06 10:00   수정 2021-12-10 13:51


“100만달러보다 더 멋진 게 뭐게? 10억달러야.” 이 말 한마디에 마크는 숀에게 홀딱 빠진다. 광고를 유치해 수익을 내야 한다는 왈도의 제안은 무시한 채 마크는 숀의 제안대로 캘리포니아로 사업 중심을 옮긴다. “여름까지 100개 학교를 공략한다고? 난 2개 대륙을 공략할게.” 숀의 이 말은 현실이 된다. 페이스북은 순식간에 영국 등 해외 주요 학교로까지 발을 뻗친다.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마크가 빼앗아갔다고 생각하던 윙클보스 형제는 이 소식을 계기로 마크를 고소한다.

초창기 페이스북이 다른 SNS와 가장 차별화된 점은 아무나 가입하지 못하는 배타성이었다. 마크의 첫 사업 제안을 들은 왈도도 “사회 구조가 가장 중요한 세상에서 배타성이 열쇠”라고 한다. 하지만 하버드대에서 인근 명문대로, 미국 대학들로, 세계 주요 대학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나가며 페이스북은 점차 배타성에서 개방성 중심 전략으로 나아가게 된다. 윙클보스 형제가 내놓은 하버드대생만의 배타적인 SNS인 하버드커넥션은 여러 주요 대학에서 수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페이스북을 이길 수 없었다. 더 많은 친구가 가입한 페이스북을 버리고 하버드커넥션을 사용할 유인이 없어서다. 소비자가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비슷한 서비스로의 수요 이전이 어렵게 되는 현상을 ‘자물쇠 효과’라고 한다.

뉴욕에서 홀로 광고를 유치하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다 캘리포니아로 온 왈도는 마크가 CFO인 자신은 듣지도 못한,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마크는 한술 더 떠 왈도에게 숀과 자신의 방향을 따르지 않으면 함께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영향력이 줄어드는 걸 걱정한 왈도는 지금껏 자신의 사비로 충당하던 회사의 자산을 동결시켜 버린다. 이처럼 마크와 그의 단 하나뿐인 친구인 왈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

마크는 55만달러(약 6억원)를 투자받아 페이스북을 재법인화하는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한다. 왈도는 자신의 기존 지분보다 오히려 증가한다는 점만 보고 계약서에 서명하지만 이후 마크는 서류의 조문을 근거로 후속 투자자들에게 왈도의 지분만을 전부 떼어줘버린다. 페이스북 공동 창립자이자 자신의 돈 1000달러로 회사 운영을 시작한 왈도는 가입자 100만 명을 넘어선 날 페이스북에서 사실상 쫓겨난다. 지분율은 약 31%에서 0.03%로 추락하고 공동 창립 멤버에서도 제외된다.

세계 수억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의 창립 과정을 그린 영화 ‘소셜네트워크’는 마크와 왈도의 결별을 통해 SNS의 양면성을 은연중에 내비친다. 세계 최대 SNS의 창립자로 인류의 소통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에도 자신은 오히려 하나뿐인 친구를 잃은 마크. 온라인에서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과 피상적인 네트워크에 집착하다가 오히려 진정한 인간관계를 만들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약간의 적을 만들지 않고는 5억 명의 친구를 얻지 못한다”는 문구가 새겨진 영화 포스터처럼 말이다.
한 걸음더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서 마크와 왈도가 단돈 1000달러(약 110만원)로 시작한 페이스북은 10여 년이 지나 시가총액 7647억달러(약 909조원)로 세계 6위 기업이 된다. 월간사용자(MAU)는 세계 인구 3분의 1에 가까운 27억4000만 명에 달한다.

급속도로 몸집이 커지며 페이스북도 반(反)독점법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반독점법은 인수합병(M&A) 등 시장 독점을 강화하는 행위나 가격 담합 등을 통해 다른 기업의 시장진입을 방해하거나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각종 불공정 행위를 금지하는 법을 말한다. 반독점법은 1890년 미국에서 탄생했다.

미국 언론은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이 구글을 상대로 제기된 반독점 소송을 다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로 확대할 것이며, 이 중 페이스북이 집중 타깃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반독점소위원회는 소위 ‘GAFA’로 불리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4대 빅테크가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송영찬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
1. 페이스북이 다른 SNS들과 차별화된 점은 뭐가 있을까.

2. 경제용어 ‘자물쇠 효과’에 대해 학습해보자.

3. 미국의 반독점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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