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와 일부 자회사의 여성 수당 제도 철폐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게재됐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한국전력 및 일부 자회사의 여성 수당 제도 철폐 및 제대군인 지원법 제16조 3항의 개정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한전과 서부발전 등 일부 자회사는 2004년부터 여직원에게만 월 1만 5000원~3만 원의 '여성 수당'을 지급해 오고 있다"며 "근무량이나 업무 성과와는 관계없이 오로지 여성에게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지급되는 수당"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작 한국전력은 지난 4월 기재부에서 '승진 시 군 경력을 인정하지 마라'는 공문이 내려왔을 때 해당 15개 기관 중 가장 먼저 실행한 기관"이라며 "성별만을 이유로 받는 3만 원의 연금 vs 아무런 수당, 가산점도 주지 않고 2년의 시간마저 부정하면서 그저 의무만을 강요하는 정책. 무엇이 진짜 평등인가"라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한전 여직원들이 돈을 더 받는다는 것이 배가 아파서 청원하는 게 아니다. 성평등이랍시고 오로지 여성을 성역화하고 정작 징병과 징용으로 고통받는 남성을 외면하는 사회 구조가 너무도 불합리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평등을 명목으로 쏟아지고 있는 여성 가산점, 여성할당제, 여성전용주택 등의 여성 우대정책과는 달리, 남성들은 사회 진출에 뒤쳐진 2년의 세월을 보장받을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박탈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전 사건도 마찬가지다. '성평등=여성 우대'라는 공식을 기반으로 하는 불합리한 사회구조의 문제입니다. 남녀의 평등을 명시한 남녀고용평등법, 근로기준법, 헌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전 측은 "노사 합의를 거쳤고 생리 휴가가 무급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지급하는 것"이라며 "법률 자문 결과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했다고 글쓴이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글쓴이는 "거대한 사회문제를 자신들만의 일로 축소하려는 시도일 뿐"이라며 "근로자 중 일부만을 대표하는 노조와 노사 합의를 거쳤다고 퉁 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과거의 결정이나 관행으로 일축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 전력과 일부 자회사들은 즉각 여성 수당제를 폐지하고 군 경력 인정제를 즉각 복구해 달라"며 "정부는 제대군인지원법 제16조 3항 '취업지원 실시기관은 해당 기관에 채용된 제대군인의 호봉이나 임금을 결정할 때에 제대군인의 군 복무기간을 근무경력에 포함할 수 있다'를 '포함하여야 한다'는 강행규정으로 개정해 모든 공공기관 병역이행자의 노력을 정당하게 보상하도록 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군 경력도 인정 안 해주는데 뭐? 여성 수당?"이라는 불만 글이 게재됐다. 한전 직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은 "반대로 남성 수당 있었다고 생각해봐라. 알려지자마자 뉴스 메인에 나왔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것 때문에 한전도 내부 분열 장난 아니다. 왜 이런 게 아직도 남아있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다.
한전은 2004년부터 여직원에게 월 15000원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생리 휴가 개념으로 지급하던 유급 보건휴가를 무급으로 전환한 데 따른 보상책이라는 설명이다. 금액, 명칭은 다르지만 한전 자회사 한국중부발전(월 2만 원), 한국서부발전(월 3만 원), 한전KPS(월 2만 원) 등도 같은 이유로 여성 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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