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원두값…수익성 빨간불

입력 2021-12-05 17:37   수정 2021-12-06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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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커피전문점이 포화상태에 직면한 가운데 올 들어 급등세를 보이는 커피 원두 가격은 또 다른 불안 요인이다. 대형 프랜차이즈와 달리 인상분을 즉각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저가 커피전문점이 당장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3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원두 가격의 기준인 커피C 선물은 파운드(약 454g)당 2.44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날(1.18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커피 원두 가격이 급등한 가장 큰 요인은 이상 기후로 인한 흉작이다. 세계 최대 원두 생산지인 브라질은 지난해 100년 만의 가뭄으로 물 부족 현상을 겪은 데 이어 올 7월에는 한파로 원두 수확량이 급감했다. 글로벌 물류대란도 원두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세계 2위 커피 원두 생산국인 베트남은 코로나19로 인한 항구 봉쇄 조치로 원두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는 원두 재고를 상당량 확보해놓거나 선물계약과 계약재배 방식으로 원두를 공급받아 당장 큰 타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원두를 미리 확보하지 못한 소규모 프랜차이즈 카페와 개인 카페다. 연초에 비해 원두 현물 가격이 20% 이상 올랐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원두를 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커피전문점의 주재료 중 하나인 우유 가격 인상도 부담이다. 원유가격연동제로 인해 지난 8월부터 원유(原乳) 가격이 L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3%(21원) 인상됐다. 우유업계 시장 점유율 1위인 서울우유는 흰우유 1L 제품 가격을 5.4% 올렸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의 인상폭도 비슷한 수준이다. 카페라테 등에 우유가 주재료로 들어가는 만큼 우유 가격 인상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원재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판매 단가가 낮은 저가 커피 매장일수록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저가 브랜드는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서울 잠원동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전모씨는 “저렴한 가격이 무기인 카페가 가격을 올리면 손님들이 바로 발길을 끊는다”며 “원두 가격이 더 오르면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고 종일 혼자 일해야 이익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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