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키 아동들의 폭풍 성장…"자신감 얻고 꿈 찾았어요"

입력 2021-12-06 17:59   수정 2021-12-07 00:30

“보폭이 넓어져 이제는 더 빨리 뛸 수 있어요.”

축구를 좋아하는 중학교 1학년 정모 학생(13)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어디에서나 ‘가장 작은 아이’였다. 초등학교 5학년까지만 해도 정군의 키는 또래보다 한참 작은 143.6㎝였다. 작은 체구 탓에 자신감이 없어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좋아하는 축구도 즐길 수 없었다.

그랬던 정군에게 유트로핀(성장호르몬)을 투여하자 그야말로 ‘폭풍 성장’이 일어났다. 2년 만에 35㎝가 자라 현재 178.3㎝가 됐다. 예전엔 어딜 가도 움츠리고 다녀 눈에 띄지 않았지만 지금은 또래 중에서도 키가 한 뼘은 더 크다.

LG그룹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가 지원하는 ‘저신장아동 유트로핀(성장호르몬) 지원사업’은 의학적으로 저신장 판정을 받은 아동들에게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11년 시작해 매년 저신장 아동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360여 명의 아동이 도움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15개 시·도 아동복지협회 및 대한소아내분비학회 전문의의 정밀검진을 통해 추천받은 아동 32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행했다. 2020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아동 1명당 최대 400바이알을 처방했다. 아동의 성장 속도에 따라 1년 더 지원하기도 한다.

사업 관계자들은 “당사자인 아동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원받은 아동은 1년 동안 적게는 3.5㎝, 많게는 15.8㎝까지 성장했다. 정군은 “축구할 때 친구들에게 지지 않아서 마음에 들고 학교생활도 더 즐거워졌다”며 “축구 선수를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성장을 통해 외모에 자신감이 생기고 자존감도 향상되면서 아동들의 교우관계와 학업생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아동복지협회 관계자는 “소극적이던 친구가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한 것은 물론 식습관, 운동, 수면습관에 관심을 보이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에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지원 대상자 최모군(10)도 “보육원에 함께 사는 형들처럼 키가 클 수 있을 것 같아 성장주사를 꾸준히 맞고 있다”며 “성장판이 닫히기 전 최대한 키를 키우기 위해 식사도 규칙적으로 하고 운동도 병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올 한 해 3억여원을 사업비로 지원했다. 평균적으로 아동당 800만~900만원 정도 비용이 들어갔다. 저소득층 부모나 복지 시설은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이다.

이 사업 덕분에 보호자들도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게 됐다. 이 사업의 도움을 받은 학부모 A씨는 “부모 두 사람 모두 키가 작아 아이도 유전적으로 작을 수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았다”며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아 병원에도 가기 어려웠는데 지원 사업 덕분에 검사도 받고 성장도 할 수 있어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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