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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이후에도 미국 주식시장은 강력한 실적 모멘텀과 넘쳐나는 유동성에 힘입어 매우 양호한 성과를 기록하는 중이다. 그러나 2022년에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 성장률이 2021년 대비 상당히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실적 성장률이 과거 평균 수준으로 회귀하는 국면에서 차별화된 기업가치를 창출하는 요인은 바로 ‘시장 지배력’이다. 특히 내년에는 경쟁자들 대비 압도적인 지배력을 의미하는 소위 ‘경제적 해자’를 보유한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미국 기업들의 올해 실적성장률이 예년 대비 높았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2020년의 실적이 매우 저조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기저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미 2020년 대비 실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2022년 중 기대할 수 있는 실적 성장률은 올해 대비 상당 폭 낮아지게 된다. 경제성장률이 빠르게 정상 수준으로 회귀하는 국면에서 경기 사이클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산업들의 투자 매력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중요한 이유다.
외형이 성장하는 모멘텀을 보내고 난 이후 시장을 지배하는 힘은 결국 ‘수익성’이다. 특히 늘어나는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은 ‘성장’이 귀해지는 시대에 차별적인 기업가치를 만들어내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매우 낮은 경제성장률이 장기간 이어졌던 2010~2020년 미국의 성장주가 가치주 대비 꾸준한 초과수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면에도 구조적인 수익성 호전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국면에서도 안정적으로 ‘현금 흐름’을 늘려나갈 수 있는 사업구조를 보유한 기업은 의외로 많지 않다.
경쟁자들의 참여를 배제하고 독점적인 시장 지위를 유지하는 핵심적인 경쟁력에 대해 주식시장에서는 ‘경제적 해자’라고 칭한다. 법으로 보호받는 지식재산권, 장기간의 연구개발 활동이 만들어낸 혁신적인 기술, 세계 1등 브랜드 등은 경제적 해자의 좋은 사례들이다.
미국의 기업 중 강력한 경제적 해자를 보유한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로는 VanEck Vectors Morningstar Wide Moat ETF(티커명 MOAT)를 들 수 있다. 이 ETF는 업종과 상관없이 경제적 해자를 보유한 기업 50여 개에 동일 비중으로 투자하며, 업종별 투자 비중은 정보기술(IT) 26%, 헬스케어 19%, 산업재 13%, 필수소비재 12% 등이다.
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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