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방역패스 도입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학부모 교육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대표 이종배)이 7일 발표한 '청소년 방역패스에 대한 학부모 의견 청취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부모 93%가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내년 2월 1일부터 만 12~18세에 적용되는 청소년 방역패스와 관련해 전국 초중고 학부모 18349명을 대상으로 2일간(12.5~12.6)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청소년 방역패스 찬성하십니까?'라는 설문에 학부모 93%(17125명)가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을 반대했으며 찬성한 학부모는 5.6%(1044명)에 그쳤다.
학부모들은 청소년 방역패스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백신의 안정성을 꼽았다. '청소년 방역패스를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라는 설문에 학부모 73%(13399명)가 백신의 안정성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 하였고, 정부 대책미흡(15%, 2825명)과 일관성 없는 정책(6%,1107명) 등이 뒤따랐다.
아울러 대다수 학부모는 청소년 방역패스 정책을 전면 취소하거나 최소한 백신 안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방역패스 언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학부모 49%(9028명)는 '백신 안정성과 상관없이 취소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44%(8189명)는 '백신 안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해야 한다'고 했다.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학부모는 4.7%(871명)에 그쳤다.
'자녀에게 백신 접종을 시킬 것입니까?'라는 설문에 ‘즉각 백신 접종시키겠다’는 학부모는 5.9%(1084명)에 그친 반면, '백신 안정성 확보 될 때까지 접종시키지 않겠다'는 학부모가 60%에 달했고, 심지어 '백신 안정성과 상관없이 접종시키지 않겠다'는 학부모도 무려 30%(5653명)에 달하는 등 백신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이 극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은 '정부 방역패스 정책이 방역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에 6.2% 응답자만이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예상했으며 ‘효과 없을 것이다’ 응답이 63%(11624명)에 달했다. 또한 ‘방역에 도움 되겠지만 큰 효과 없을 것이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28%(5310명)였다.
이종배 대표는 "백신에 대한 안정성, 학습권 침해, 부작용 우려, 대책 미흡 등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 입장에서 당연히 청소년 방역패스를 반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며 "정부는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기가 아닌 방역 상황과 학부모 여론을 수렴하는 등 신중하게 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촉구했다.
서울시학부모연합(서학연) 또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년 백신 접종은 학생과 학부모의 자율 의지에 맡겨야 한다"며 "청소년 백신 접종을 강제하기 위해 만든 방역패스 도입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박재찬 서학연 회장은 "백신 미접종자 차별이나 소외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던 정부가 두 달 만에 방역패스 도입을 강행하며 말을 바꿨다"며 "이런 정부를 믿고 아이들의 미래와 안전, 건강을 맡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무능을 더는 청소년과 아이들 탓으로 돌리지 말고 개인의 선택과 자율을 보장하며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3일 발표된 코로나 특별방역대책에 따르면 정부가 '일상회복' 시작 이후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유행을 통제하기 위해 내주부터 4주 동안 사적 모임 최대 인원을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으로 제한한다. 방역패스 적용 시설을 식당, 카페, 학원, PC방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 전반으로 확대하고, 내년 2월부터는 12∼18세 청소년에게도 방역패스를 적용한다.
이로 인해 내년 2월부터 만 12~18세(2006∼2009년생) 청소년들의 학원 등 이용에 제한이 발생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