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세계무역기구(WTO)는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각료회의를 취소했다. WTO는 그 효과와 정당성을 모두 잃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 세력 가운데 하나인 WTO와 자유무역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 위기와 마찬가지로 자유무역의 위기는 부분적으로는 동맹 간 결속 실패 때문이다. 또 경쟁국에 대한 적대감 탓이기도 하다. 옛 소비에트연방의 붕괴 이후 혼란스러운 시기에 나타난 자유무역과 민주주의의 의제는 모두 단순하게 구상됐고 종종 잘 수행되지 않았다.
WTO는 2001년 중국이 가입한 뒤 그 체제가 흔들리고 무용지물까지 되는 상황에 내몰렸다.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급증하는 세계 무역과 관련된 혼란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지 않았다. 또 164개국에 이르는 WTO 회원국의 힘든 협상 과정은 자유무역에 대한 국제 협력의 필요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WTO의 움직임을 둔화시켰다.
오늘날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중국과의 정치적 긴장 고조로 국방과 안보 시스템을 위한 안전한 공급망을 유지하는 게 중요해졌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필연적으로 무역을 정치화할 것이란 우려도 낳고 있다. 중국은 국가 안보와 경제적 이유로 자국 정보기술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대폭 강화했다.
자유무역은 1940년대부터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의 한 축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변해왔다. 21세기를 위한 자유무역 의제를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WTO는 더 많은 개혁이 필요하다.
지정학적 경쟁이 치열해지는 세상에서 무역은 국가 안보와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 그럼에도 세계 평화와 번영, 미국의 파워는 여전히 자유무역에 의존하고 있다. 자유무역 시스템에 대한 위협은 우리 모두에게 걱정거리가 될 것이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Global Free Trade Is in Crisis’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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