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9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12월)'를 통해 "가계부채 상승폭과 가계부채 증가 규모가 다소 축소되는 모습이지만, 주택가격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가계대출 수요도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내년 이후에도 둔화 추세가 지속될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주택가격 오름세가 소폭 둔화되고 매수심리도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1월 주택 매수우위지수는 75.5를 기록하면서 8월(114)과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초과하면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은 시장을, 100 이하는 집을 팔려는 사람들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은 시장을 각각 의미한다.
11월 은행 가계대출은 3조원 증가하면서 10월 증가분(5조2000억원)의 절반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박종석 부총재보는 "금융불균형 완화에 금리인상 효과로 가계대출 증가폭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계절적으로 비수기이기 때문에 둔화된 측면도 있고, 주택가격 상승 기대나 전세대출 수요도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비은행권의 대출 증가와 관련해선 "내년 비은행에 대해서도 DSR 규제가 시행되면 대출이 둔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며 "금융기관 건전성이 아직은 양호해, 은행 시스템의 문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1월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2조9000억원 증가하면서 10월(1조원)에 비해 3배 가까이 확대됐다.
박 부총재보는 "비은행 쪽은 은행 대비 취약계층이 많은 만큼, 이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부실화 가능성에 대해선 앞으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내년에도 전세자금대출이나 집단대출 등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상승률 및 주택가격 오름세가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이러한 추세의 지속성과 강도 관련해선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에도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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