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유흥주점 근무 의혹과 관련해 이를 보도한 기자와 자신에게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제가 지금 쥴리를 키우고 있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추 전 장관은 8일 페이스북에 "(쥴리 의혹에) 침묵하던 언론이 국민의힘이 저를 고발한다니까 일제히 보고하고 나섰다"면서 "지난해에는 저더러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키웠다고 하더니"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현재 야당의 대선주자급으로 체급을 키우게 된 것과 관련해 본인에게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앞서 추 전 장관은 열린공감TV가 '제보자'라는 사람을 내세워 1997년 5월경 '쥴리'라는 예명을 쓰는 김건희 씨로부터 접대를 받았다, 쥴리의 어원은 July가 아닌 쥬얼리(jewelry)라는 취지의 방송을 하자 이를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추 전 장관은 "쥴리라고 하면 안 되는 이유가 나왔다. (‘주얼리’이기 때문이었나!)", "쥴리에 대한 해명; 쥴리할 시간이 없었다’ 근데 ‘주얼리’에 대하여는? (커튼 뒤에 숨어도 주얼리시절 목격자가 나타났네요!)"라고 의혹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즉각 "대선 후보였던 추 전 장관까지 나서 근거 없는 인신공격을 잔혹하게 퍼뜨린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어 "이런 가짜뉴스에 편승해 보도한 언론사 기자와 공개적으로 글을 올린 민주당 추 전 장관에 대해서도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 끔찍한 인격살인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선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의 윤 후보 트라우마는 지난 4·27 재보궐의 여당 참패 후 그 원인이 그에게 있다는 세간의 주장으로 인해 빚어졌다.
선거 참패 후 침묵을 지키던 추 장관은 5월 열린민주당 TV 유튜브에 출연해 "재보궐 선거에서 지고 나니 조국 탓, 추미애 탓이라는 방향으로 끌고 가더라"라고 자신이 겪은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추 전 장관은 당시 "며칠 전까지 심한 우울증 비슷한 것을 앓았다"면서 "조국 사태라고들 하지만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윤석열 항명 사태가 맞는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조국 장관이 물러나고 (내가) 법무부 공백을 메운 뒤 지난해 총선에서는 조국 덕분에, 추미애 덕분에 이겼다고들 했다"면서 당내 일각에서 재보선 참패 원인으로 ‘추미애-윤석열 갈등’을 지목한 것에 불만을 내비쳤다.
추 전 장관은 9일 '건희 씨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건진요)'라며 "김건희 씨의 인격을 존중하고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면서도 "고위공직자 출신 배우자로 재산공개를 하였고 또한 대통령 후보 배우자로서도 재산공개 대상 신분이므로 재산형성과정에서 불법적인 점이 없는지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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