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공급망 병목 겹쳐…커피 원두값, 10년만에 최고

입력 2021-12-09 17:58   수정 2021-12-10 09:26

커피 원두 선물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주요 산지인 브라질의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차질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에다 공급망 병목까지 겹쳐서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미국 뉴욕ICE선물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원두 선물은 파운드(약 454g)당 2.5달러에 거래됐다. 10년 만에 최고가다. 올해 초에 비해선 두 배로 뛰었다. 아라비카는 세계 원두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 품종이다.

아라비카 원두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생산 차질과 공급망 병목 때문이다. 세계 최대 아라비카 원두 산지인 브라질은 가뭄, 서리 등 이상기후에 시달리고 있다. 비료 가격이 올라 원두 생산 비용이 늘었고 근로자 부족으로 수확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브라질의 이상기후 문제는 커피 원두 가격에 수년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커피나무가 손상됐기 때문이다. 브라질 농부들은 묘목을 심고 있지만 원두를 수확할 수 있을 만큼 자라기까지 수년이 걸린다.

공급망 병목으로 원두 배송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브라질의 지난 10월 원두 수출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했다. 해상운임 상승도 원두 구매자들의 골칫거리다. 브라질 커피수출협회는 판매상들이 운송 선박을 예약하는 것조차 힘들다고 지적했다. 현물시장에서 원두를 확보하기가 예전보다 어려워졌다. 그 결과 원두 수요자들이 선물시장에 뛰어들면서 선물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덜란드 은행 라보뱅크의 카를로스 메라 애널리스트는 “커피 원두를 제때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여분을 비축하려는 수요가 급증했다”고 했다. 주요 커피 거래소 중 한 곳인 ICE선물거래소에서 원두 재고가 급격히 소진되자 선물 가격 상승 속도는 더 빨라졌다.

미 커피회사인 수카피나의 일야 바이조브 트레이더는 “재고량이 감소하자 시장에선 ‘당장 커피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경고 메시지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커피 원두 가격이 고공행진하자 브라질과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등의 농부들은 가격이 저렴한 과거에 맺었던 계약을 파기하고 있다.

아라비카에 비해 품질이 낮다고 분류되는 로부스타 원두 가격도 상승세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베트남에서의 로부스타 원두 생산에 충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반영됐다. 원두 가격 상승이 커피 가격을 올리고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세계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는 커피값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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