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TV사업 확 줄인다

입력 2021-12-10 17:00   수정 2022-01-10 00:01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파나소닉이 TV사업을 전성기의 2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축소한다. 세계 TV 시장 3위인 중국 TCL이 파나소닉의 물량을 넘겨받기로 해 LG전자의 세계 2위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산케이신문은 파나소닉이 중소형 TV를 TCL에 위탁 생산하기로 합의했다고 지난 9일 보도했다. 파나소닉은 앞으로 OLED TV 등 수익성이 높은 내수시장용 고급 제품만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9개였던 세계 생산거점을 내년 3월까지 말레이시아와 대만 두 곳으로 줄이기로 했다.

사업구조 재편 이후 파나소닉의 연간 TV 생산량은 350만 대에서 100만 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2010년 2000만 대였던 생산량이 10년 만에 5%로 줄어든다. 2005년 10%였던 세계 시장 점유율은 현재 1%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파나소닉의 물량을 대부분 넘겨받는 TCL은 TV 시장 2위 LG전자를 맹추격할 전망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1.9%로 1위였다. 2위 LG전자는 11.5%, 3위 TCL은 10.7%였다.

파나소닉의 TV사업은 2019~2020년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1952년 TV사업에 진출한 파나소닉은 2000년 PDP TV 개발에 주력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LCD TV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2012년에는 7000억엔(약 7조2544억원)의 적자를 내며 대규모 사업 재편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

1990년대까지 세계 시장을 제패했던 일본 전자 대기업이 차례로 TV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순수 일본 기업 가운데는 소니와 파나소닉만 TV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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