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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지주사(포스코홀딩스)를 상장사로 유지하고, 철강사업 회사를 100% 자회사에 비상장 상태로 유지하는 물적 분할 방식을 택했다. 회사를 쪼개더라도 ‘알짜’인 철강사업을 상장하지 않으면 해당 실적이 그대로 지주회사에 반영된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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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사업 재상장에 따른 기존 주주가치의 훼손을 막고 지주회사와 자회사 주주 간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결정이다. 철강사업과 마찬가지로 향후 신규 설립하는 법인도 상장하지 않을 방침이다.
일각에선 다른 대기업과 달리 지배주주가 없는 포스코의 지분구조를 고려하면 지주사와 자회사를 모두 상장하는 인적 분할 방식은 경영권 위협으로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내년부터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 포스코의 자사주 비중이 13% 수준이어서 지분 17%를 더 확보하기에는 재원 조달 등이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포스코그룹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계기로 2차전지 소재, 수소, 에너지, 건설·인프라, 식량 등 미래 신사업 발굴·육성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신성장·친환경 투자 전문기업으로 지주사의 가치를 부각하기 위해 리튬과 니켈, 수소 사업은 자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물적 분할은 철강사업과 신사업 양쪽에 ‘윈윈’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간 포스코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던 신사업이 성장하는 데 그룹 차원의 지원이 늘어날 수 있다. 철강 중심으로 짜인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면서 그룹 전반적으로 탄소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그동안 유망 신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철강 중심 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해 시장에서 신성장 사업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한계도 불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탄소중립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 시점이 경영구조 재편에 최적기라는 이사회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그룹사 간 시너지를 높이고 신속한 의사결정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내년 1월 28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의 벽은 남아 있다. 기업 분할 안건은 이사회 통과뿐 아니라 주총에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과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남정민/황정환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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