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777억' 낙타 미모경연대회…성형 발각 43마리 탈락

입력 2021-12-10 08:54   수정 2021-12-10 08:58


수백억 원의 상금이 걸린 낙타 미모 경연대회에서 보톡스 주사 등 성형시술이 발각돼 40여 마리가 실격됐다.

AP 통신 등 외신은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압둘아지즈 국왕 낙타 축제'에서 낙타 43마리가 보톡스 주사 등 미용성형 시술을 받아 실격됐다고 보도했다.

압둘아지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 국왕 이름으로 해마다 12월 중동 지역에서는 수백억 원의 상금을 걸고 낙타 미모 경연대회가 진행된다. 이 축제 총 상금은 6600만 달러(약 777억 원)으로 알려졌다.

심사위원들은 낙타의 머리, 혹, 착장, 자세 등을 보고 순위를 정한다. 코는 크고, 귀가 작고, 목과 다리는 길어야 하며, 혹이 있는 등의 뒷부분은 사람을 태우기 좋은 형태여야 높은 점수를 받는다.

상금을 노린 낙타주들은 보톡스 시술로 낙타의 입술과 코를 부풀리거나 근육을 키우기 위해 호르몬제를 주입했다. 낙타 얼굴에 필러를 사용한 흔적도 발견됐다.

대회에 참가하는 낙타의 미용 목적 시술은 엄격히 금지돼 있어 명백한 부정행위다.

하지만 고액의 상금을 놓고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년째 성형 시술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2018년에도 낙타 미모경연대회에 참석한 한 낙타주가 낙타 입술에 보톡스를 주입했다가 입술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약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니 고무밴드로 신체 일부를 묶어 부풀린 사실도 확인돼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주최 측은 "낙타를 아름답게 가꾸기 위한 모든 조작과 기만행위를 멈추길 바란다. 적발될 경우 엄격한 처벌을 가할 것"이라며 "이러한 행위는 다른 사육사들에게 부당한 결과를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낙타에게 끔찍한 부상을 입힐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낙타 미모 경연대회는 낙타 축제의 가장 핵심적인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이 행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의 수익모델을 다양화 하기 위해 진행해 왔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취소됐다가 올해 재개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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