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버디쇼’를 펼친 안나린(25)이 ‘수석 통과’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도선의 RTJ 하일랜즈 옥크스G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Q)시리즈 5라운드에서다.
안나린은 15번홀(파5)까지 버디 9개를 잡고 보기는 1개만 범해 8타를 줄였다. 짙은 안개로 경기가 늦게 시작돼 남은 3개 홀은 끝내지 못한 상황에서 22언더파를 친 안나린은 선두 폴린 루생부샤르(21·프랑스)에게 1타 뒤진 2위에 올랐다.
루생부샤르에게 5타 뒤진 3위로 출발한 안나린은 3~5번홀의 3연속 버디를 앞세워 격차를 좁혔다. 8~11번홀에서는 4개 홀 연속 버디를 쓸어담으며 단숨에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13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추가한 안나린은 14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범했지만 곧바로 15번홀 버디로 만회하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루생부샤르도 15번홀까지 4타를 줄였지만 안나린이 8타를 쓸어담아 크게 도망가지 못했다.
안나린은 “아직 라운드를 마치진 못했지만 지금까지 굉장히 좋은 점수를 내고 있다”며 “대기시간에 가능한 한 체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아이언샷과 퍼트에 집중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또 “그렇게 많은 버디를 잡은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버디를 잡았을 때 파를 기록한 것처럼 차분한 상태를 유지하려 했다”고 말했다.
올해를 끝으로 문영그룹과 결별한 안나린은 스폰서 계약에서도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미국행을 염두에 둔 안나린은 LPGA투어에서 뛰는 그를 후원해줄 새 스폰서를 물색해왔다. LPGA투어에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는 한 국내 기업이 안나린의 새 후원사가 될 예정이다. 투어 카드를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Q시리즈 성적이 유일한 걸림돌이었는데, 안나린은 부담감을 이겨내고 수석까지 넘보고 있다.
최혜진(22)은 15번홀까지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치는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2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19언더파 공동 3위여서 남은 대회 기간 역전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홍예은(19)은 1오버파 73타로 부진해 합계 8언더파 공동 22위로 순위가 내려갔다.
15번홀까지 6타를 줄인 ‘태국 골프 천재’ 아타야 티띠꾼(18)이 합계 19언더파로 최혜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후루에 아야카(21)는 16번홀까지 1타를 줄여 12언더파 공동 9위에 올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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