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2개월 만에 총리 이긴 농부들…귀향길에 오르다 [글로벌+]

입력 2021-12-12 11:00   수정 2022-01-10 00:01


인도 농민 수만명이 뉴델리 외곽 시위 현장을 떠나 귀향길에 올랐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농업개혁법' 폐지 결정에 따라 1년 간의 대규모 농민 시위가 해산된 결과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인도 농민 수만 명이 농업개혁법 폐지로 인해 1년 간의 시위를 끝내고 수도 외곽의 시위 현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농민들은 시위 장소들에서 임시 숙소를 철거하기 시작했다. 또한 지난해 11월부터 야영한 뉴델리 인근 고속도로를 비우기 시작했다.

트랙터, 지프, 자동차를 탄 수백 명의 농부들이 승리를 축하하는 뜻으로 녹색과 흰색 깃발을 흔들고 춤을 추는 광경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앞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달 대규모 농민 시위를 촉발한 농업개혁법을 폐지하겠다고 밝혔고, 법안을 폐지하는 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공식 통과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의회를 통과한 농업개혁법이 1년 2개월 만에 폐기됐다.

그러나 당시 농민들은 즉시 시위 장소를 비우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간 바 있다. 주요 작물에 대한 가격 보장, 시위대에 대한 형사 고소 취하 등 정부가 농민 측의 다른 요구에 동의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것이란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모디 총리가 추진한 농업개혁법은 국가가 관리하던 농산물 유통과 가격 책정을 시장에 대부분 개방하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이에 농민들은 기존 국가 도매시장 대신 민간 유통업체 등과 직거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농산물 거래 외에도 가격 보장·농업 서비스, 필수식품 관리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인도 농민들은 시장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농업개혁법에 반대했다. 대형 민간 유통업체가 가격 담합 등을 통해 헐값에 농산물을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농민 수만 명이 지난해 11월부터 뉴델리 인근에서 시위를 벌였고, 지난 1월에는 수천명의 농민이 트랙터를 앞세워 뉴델리 시내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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