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본계약 '난항'…"부실로 가격 인하해야" VS. "회생 딜은 청산가치로"

입력 2021-12-1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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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2월 12일 16:5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자동차 인수 금액을 놓고 양측의 견해차로 본계약 체결이 난항을 겪고 있다. 에디슨모터스측은 "정밀실사에서 쌍용차의 잠재적 부실 가능성이 확인됐기 때문에 최대 협상 가능금액만큼 삭감해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매각측은 "회생 딜은 장부가액이 아닌 청산가액으로 사는 건데 깎아달라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맞서고 있다. 인수합병(M&A)업계에서는 "KDB산업은행이 대출이 어렵다는 공식입장을 밝힌 것이 에디슨모터스측에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가격이 맞지 않으면 회생 딜 자체가 어그러지고 경매에 넘어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는 지난달 총 3주에 걸쳐 실시한 정밀실사 결과 쌍용차의 부실 가능성이 확인돼 인수금액을 조정해야 한다고 매각자문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요청했다. 기업회생 절차에서의 M&A는 양측이 협상을 통해 인수금액의 최대 5%까지 조정할 수 있다.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한 인수대금이 3100억원이기 때문에 최대 155억원을 깎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EY한영측은 "자산가치는 1조원짜리지만 쌍용차의 청산가치에 따라 회생 딜을 진행하는 것인데 부실이 장부가액에서 발생했다고 그 금액을 깎을 순 없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회생 M&A에서의 두 가지 중요 원칙이 '청산가치를 보장할 것', '채권단과 공평할 것'이기 때문에 청산가치 보장이 안 되면 회생절차를 폐지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IB업계 관계자는 "채권단 입장에서도 과도하게 금액을 깎아서 받을 경우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회생 중단하고 경매로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해석했다.

반면 에디슨모터스측은 인수 의지가 확고하다는 입장이다. 가격 조정을 요구하곤 있지만 그만큼을 추후 쌍용차의 운전자금으로 투입하겠다는 것.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인수금액 모집은 목표치를 넘어서 충분히 됐다"며 "인수금액 조정을 요청한 건 추후 운전자금을 더 많이 투입해 제대로 쌍용차가 정상화되도록 만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에디슨모터스측의 '인수대금 인하' 요구를 놓고 IB업계에선 해석이 분분하다. 회생 딜 전문가는 "KDB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이 직접 기자간담회를 통해 에디슨모터스측의 자금력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며 대출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이 에디슨모터스로선 매우 아팠을 것"이라며 "다른 기관을 통해 평택 공장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순 있겠지만 산은의 입장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한계 상황부터 개척해야 하는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는 솔직히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의 발전전략을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이 검증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이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키스톤PE, KCGI 등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해 자금을 많이 모은 것으로 안다"며 "그럼에도 깎아달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인수의지에 의구심이 들게 만드는 행동"이라고 해석했다.

한편으로는 에디슨모터스측에서 인수 재무자문을 맡은 KPMG삼정회계법인이 '일한 티'를 내느라 가격 인하를 요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M&A업계 관계자는 "회생 딜은 기본적으로 청산가치라는 기준이 명확한 데도 실사 결과 부실이 발견됐다고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진 않다"며 "삼정이 자문료로 얼마를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이런 실사 보고서를 작성한 데 대해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양측이 약 100억원을 놓고 줄다리기를 시작하면서 본계약도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이 최대금액까지 인수금액을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이미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정밀 실사 후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본계약도 1월 중순을 넘어서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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