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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고향이자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지역에서 박정희·전두환 등 전직 대통령 경제발전 성과를 인정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놨다. 반면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과 코로나19 대응을 두곤 “벽창호 같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탈이념·탈진영 행보로 중도층은 물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호감을 보이는 보수층까지 적극 공략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이 후보는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할 수 없는, 결코 다신 반복돼선 안 될 중대범죄”라면서도 “전체적으로 보면 ‘3저 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을 잘 활용해 경제가 망가지지 않고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가 맞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이 후보의 평가는 앞서 윤석열 후보의 “군사 쿠데타와 5·18 대응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10월 19일)는 발언과 비슷하다.
같은 날 안동 중앙신시장에서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인권 침해, 민주주의 파괴, 불법 정치의 명백한 과오가 있긴 하지만 산업화를 통해 대한민국을 경제대국으로 만든 공이 있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일부 정책에서 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라며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면 꼭 필요한 전략”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동안 견지해온 입장에서 갑자기 벗어나 진정성이 떨어져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12일 이 후보를 향해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려다 국민의힘 후보가 될 것 같다”며 “국민 모두가 치를 떠는 내란범죄자, 일말의 반성도 없이 떠난 학살자의 공과를 굳이 재평가하려는 것은 선거전략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구미·안동=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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