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이날 경북 문경 가은역에서 폐선을 활용한 꼬마열차를 탑승하기 전 즉석연설을 통해 “누구나 아무 때나 에너지를 생산한 뒤 쓰고 남은 것은 팔 수 있어야 한다”며 “에너지를 석유·석탄 이런 데 의존하지 않고 ‘태양농사’와 ‘바람농사’를 동네 주민이 함께 지어서 거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바람연금, 햇빛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에너지 대전환 공약의 일환으로 전국에 ‘지능형 전력망’을 깔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이 이 전력망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이를 연금 형식으로 배당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바람·햇빛연금 구상이다.
이 후보는 앞서 자신의 주요 공약인 탄소세와 국토보유세도 수당의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지난 7일 서울대 경제학부 금융경제세미나 초청강연에서는 “국토보유세가 아니라 토지이익 배당이라고 이름을 바꿔달라”며 “토지 조세 부담을 늘리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국민이 저항하고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전체 국민에게 공평하게 배당하는 정책을 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탄소세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탄소 배당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28인과 미 대통령 경제자문위 전임 위원장 15인도 주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자신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이 재원 마련의 현실성 등으로 국민적 호응을 얻지 못하자 각종 신규 세수를 동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이상이 제주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소세에서 나온 세수는 이미 북유럽에서 20년에 걸쳐 에너지 전환, 산업 구조조정 등에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용도를 합리적으로 정해왔다”며 “이를 기본소득 재원으로 돌리자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포퓰리즘 정치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차승훈 국민의힘 선대위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토보유세를 토지이익 배당으로 부르자는 건 국민이 ‘세’라는 데 반대하니 이름을 바꾸자는 의미”라며 “국민을 상대로 얄팍한 속임수를 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범진/오형주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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