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불거진 '전면 등판설'을 일축하면서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두고 "오합지졸이 아닌 오합지왕"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는 1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전부 다 왕 노릇을 하다 보니까 저게 산으로 갈지 바다로 갈지, 또 어디에 갈지 잘 모르겠다"며 "대선은 후보가 중심이 되어야지 그런 지원하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는 선거는 반드시 나중에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는 나서서 답변을 제대로 못 한다. 이준석 대표한테 답변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면서 윤 후보가 자신이 없으니까 저런 일이 생기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는 후보가 중심이어야 하는데 그분들이 주가 되고 후보가 오히려 그 뒷전에 물러나는 모습은 국민의 심판을 받는데 적절치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후보가 말하는 걸 보면 1980년대 사고 그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며 "120시간 노동 얘기를 하질 않나, 최저임금을 안 지켜도 된다고 생각하는 의식 가지고는 나라를 경영하면 큰일 난다"라고 부연했다.
이재명 선대위에 대해서는 호평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번에 선대위를 너무 크게 꾸렸다가 그게 효율성이 없다고 해서 줄이지 않았느냐"며 "지금은 기능적으로 이 후보를 중심으로 해서 상당히 효율적으로 잘 작동을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김대중 전 대통령 선거 2번, 노무현 전 대통령 선거, 문재인 대통령 선거 2번 등 5번의 대선을 치렀고 이번이 여섯 번째"라며 "이번에는 이 후보가 주관해서 선대위가 아주 기능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선대위에 민주당에 몸을 담았던 인사들이 다수 합류한 상황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그분들이 우리 당의 주류를 형성했던 분들은 아니다"라며 "그분들을 모으는 게 진취적이거나 발전적인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분들을 영향을 받아서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민주당 지지자들은 거의 없다"며 "민주당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분들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될 수 있다는)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저는 당의 상임고문이기 때문에 전면에 나서는 것보다는 조언해 주고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간접적인 지원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전면에 나서서 뭘 끌어가고 그러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모습을 보이자 '이해찬 등판론'이 불거졌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는 "조만간 등판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2030 표심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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