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상장 여파…LG화학 매물 쏟아지나

입력 2021-12-13 15:50   수정 2021-12-14 01:19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라 LG화학이 대규모 매도세에 시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보유 중인 LG화학을 팔고 대신 LG에너지솔루션을 담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2차전지 ETF의 총자산 규모가 3조원에 육박하는 만큼 여파가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2차전지 ETF 세 종목(KODEX 2차전지산업, TIGER 2차전지테마, TIGER KRX2차전지K-뉴딜)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10일 기준 3조830억원이다. 2차전지 산업이 차세대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KODEX 2차전지산업 ETF와 TIGER 2차전지테마 ETF는 순자산총액이 각각 1조원을 훌쩍 웃돌고 있다. 이들 ETF가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종목은 LG화학이다. TIGER KRX2차전지K-뉴딜 ETF는 LG화학을 무려 24.59%(비중 1위)나 담고 있다. KODEX 2차전지산업 ETF도 LG화학 비중이 14.31%로 가장 많다. TIGER 2차전지테마 ETF는 LG화학을 세 번째로 많이 담고 있고 비중은 9.08%다.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2차전지 ETF들이 들고 있는 LG화학 물량이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배터리사업부가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다음달 중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거쳐 27일 상장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 내 배터리사업부문을 가져가면서 LG화학엔 배터리 소재 산업과 첨단 소재 산업 등이 남았다. 따라서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되면 2차전지 ETF들은 더 이상 LG화학 비중을 지금처럼 높게 유지할 필요가 없다. 2차전지 사업 비중이 낮은 LG화학 주식을 덜어내는 대신 LG에너지솔루션으로 비중을 채울 것이란 얘기다.

현재 2차전지 ETF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서는 만큼 해당 이슈의 여파는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6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에이치엔이 인적분할했을 때도 환경사업만 남은 에코프로에이치엔이 2차전지 ETF에서 제외돼 주가가 10% 넘게 하락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LG화학이 본연의 화학업체로 돌아갔는데도 2차전지 ETF에 지금처럼 남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지수 방법론에도 종목 제외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돼 있지 않은 만큼 지분을 얼마나 덜어낼지 여부는 계속 논의해야겠지만 LG화학 주식의 상당 부분이 매물로 나올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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