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2차전지 ETF 세 종목(KODEX 2차전지산업, TIGER 2차전지테마, TIGER KRX2차전지K-뉴딜)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10일 기준 3조830억원이다. 2차전지 산업이 차세대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KODEX 2차전지산업 ETF와 TIGER 2차전지테마 ETF는 순자산총액이 각각 1조원을 훌쩍 웃돌고 있다. 이들 ETF가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종목은 LG화학이다. TIGER KRX2차전지K-뉴딜 ETF는 LG화학을 무려 24.59%(비중 1위)나 담고 있다. KODEX 2차전지산업 ETF도 LG화학 비중이 14.31%로 가장 많다. TIGER 2차전지테마 ETF는 LG화학을 세 번째로 많이 담고 있고 비중은 9.08%다.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2차전지 ETF들이 들고 있는 LG화학 물량이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배터리사업부가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다음달 중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거쳐 27일 상장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 내 배터리사업부문을 가져가면서 LG화학엔 배터리 소재 산업과 첨단 소재 산업 등이 남았다. 따라서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되면 2차전지 ETF들은 더 이상 LG화학 비중을 지금처럼 높게 유지할 필요가 없다. 2차전지 사업 비중이 낮은 LG화학 주식을 덜어내는 대신 LG에너지솔루션으로 비중을 채울 것이란 얘기다.
현재 2차전지 ETF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서는 만큼 해당 이슈의 여파는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6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에이치엔이 인적분할했을 때도 환경사업만 남은 에코프로에이치엔이 2차전지 ETF에서 제외돼 주가가 10% 넘게 하락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LG화학이 본연의 화학업체로 돌아갔는데도 2차전지 ETF에 지금처럼 남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지수 방법론에도 종목 제외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돼 있지 않은 만큼 지분을 얼마나 덜어낼지 여부는 계속 논의해야겠지만 LG화학 주식의 상당 부분이 매물로 나올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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