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韓 대표기업들, 미래산업 전환 신호탄 쐈다”

입력 2021-12-15 05:32  

이 기사는 12월 15일 05:3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한국 경제가 미래산업으로 본격 전환하는 신호탄을 쐈다고 봅니다.”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부이사장)은 2021년 사상 최대를 기록한 기업공개(IPO) 시장의 역사적 의미를 이같이 평가했다. 이어 “우리 증시의 구조적 변화와 기업들의 IPO 인식 변화로 인해 활황이 장기 추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14일 마켓인사이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등 미래 성장산업에 속한 한국 대표기업들이 올해 대거 상장했다”면서 “덕분에 한해 공모금액 기준 마(魔)의 장벽으로 불리던 10조원을 한참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업의 주식 공모금액은 17조2000억원을 나타냈다. 종전 최대인 2010년 8조8000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2차 전지 소재기업인 SK IET,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 바이오의약품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신성장 업종이 IPO 시장을 주도했다. 임 본부장은 “코스피 시장이 제조업 중심의 낡은 이미지를 벗고 활력 넘치는 미래 성장 시장으로 재탄생했다”고 해석했다.

올해 두드러졌던 개인투자자의 역할 증대에 관해선 “개인들의 활발한 증시 참여, 균등배정 제도 시행에 따른 이익공유 확대로 새로운 국민주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지난달 상장한 카카오페이의 경우 국내 증시 사상 처음으로 일반청약분 100% 균등배정을 실시, 약 182만명이 청약에 참여했다. 증권사에 따라 최소 1주에서 최대 4주를 배정받은 투자자들은 시초가 기준 공모가액(주당 9만원)의 100% 이익을 실현했다.

▶1956년 한국거래소 출범 이후 기념비적인 한 해를 보냈다.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 기록 달성 관련 감회를 듣고 싶다.

“BBIG 등 미래 성장산업에 속한 한국 대표기업들이 대거 상장해 한국 경제의 미래 산업으로의 본격적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을 쏜 해였다. 코스피시장이 미래 성장 활력이 넘치는 시장으로 재탄생한 해이기도 하다. 균등배정제도 시행에 따른 IPO 이익 공유 확대로 새로운 국민주 시대를 개막했다고도 평가하고 있다.”

▶성장성 높은 대기업들의 상장 활성화를 위해 거래소는 어떤 지원을 해왔나.

“상장 정책을 기존의 안정성 위주에서 미래 성장성 중심으로 전환했다. 최근 산업이나 증시 변화 트렌드에 맞춰 K-유니콘(시가총액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과 혁신기업들이 쉽게 상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최근 상장 요건과 심사 프로세스 변화를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대표적인 예로 올해 3월 시가총액 단독 요건(1조원 이상)을 신설했다. 기존 요건도 완화했다. 최소 시가총액·자기자본 요건을 각각 5000억원(기존 6000억원)·1500억원(기존 2000억원)으로 낮췄다. 지난 4월에는 미래 성장기업 특성에 맞는 질적 심사 기준을 도입했다. 공모 후 상장기간도 단축했다.”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확대에 따른 일시적 IPO 활황이라는 평가도 있다.

“유동성 증가가 활황의 주요 원인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IPO 활황은 이례적인 현상이 아닌 장기 트렌드로 갈 수 있다. 우리 증시의 구조적 변화와 IPO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변화가 이런 트렌드를 뒷받침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눈여겨 보고 있는 우리 증시의 구조적 변화에는 어떤 게 있나.

“우선 올해 초 코스피지수가 30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우리 증시가 한 단계 밸류업됐다. 기업 서장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 확대로 유통시장 볼륨(거래량)도 크게 확대됐다. 그 결과 공모금액 조(兆) 단위 IPO를 쉽게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증시의 수요 기반이 대폭 강화됐다.”

▶앞서 언급한 ‘IPO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변화’도 최근 투자은행(IB)업계의 화제다.

“과거 국내 대표기업들은 계열사 지원이나 사모 자금을 통해 신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다 우리 증시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IPO를 통한 자금 마련에 상당히 우호적으로 태도가 변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올해 성장 자금 확보를 위한 SK IET의 IPO와 카카오페이 등의 분사후 IPO다.”

▶IPO 활황이 닷컴버블처럼 증시 환경을 악화시키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기우라 생각한다. 닷컴버블의 경우 영업실적이나 시장 지배력 확보 없이 단순히 인터넷과 정보통신(IT) 사업을 영위한다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했다. 올해 상장한 미래 성장기업들의 경우 이미 이익을 시현하거나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년 시장 전망과 계획을 알고 싶다.

“내년에도 IPO 붐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시작으로 SSG닷컴, 쏘카, 현대엔지니어링 등 업종 대표기업 상장이 연달아 예정돼 있다. 거래소도 시장 트렌드를 신속하게 반영해 한국 경제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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