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절반 "내년 투자계획 없거나 못 세웠다"

입력 2021-12-13 17:25   수정 2021-12-14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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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 두 곳 중 한 곳은 아직까지 내년 투자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원자재 가격 상승,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 과도한 규제 등 대내외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투자계획’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응답 기업(101개) 중 49.5%가 내년도 투자계획이 없거나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다.

내년 투자계획을 세운 기업은 50.5%로 이 중 절반 이상(62.7%)은 내년 투자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보다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31.4%, 줄이겠다는 기업은 5.9%였다. 이번 조사는 11월 22일~12월 2일 이뤄졌다.

기업들은 투자를 늘리지 않겠다는 이유로 ‘경제 전망 불투명’(31.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교역환경 악화(19.7%) △경영 악화에 따른 투자 여력 부족(12.1%) △과도한 규제(7.6%) 등의 순이다.

내년 투자를 늘리겠다는 이유로는 △산업 내 경쟁력 확보(50.0%) △신성장 사업 진출(25.0%) △노후설비 개선(12.4%) △2022년 경기 개선 전망(6.3%) △제품 수요 증가 대응(6.3%) 등을 꼽았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국내 투자환경은 100점 만점에 65.7점으로 조사됐다.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는 대표 요인으로는 규제가 꼽혔다. 응답 기업 중 가장 많은 비율(35.3%)이 고용 및 노동 규제를 지적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금융지원 확대(40.6%), 세제 지원(33.7%) 등을 제시했다.

한경연은 “올 3분기까지 매출 500대 기업의 63.8%가 전년 동기 대비 투자를 줄였다”며 “내년에도 오미크론 확산 등 리스크 요인이 산적해 있어 기업들이 선뜻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내년도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부담 증가(52.9%) △글로벌 공급망 훼손에 따른 생산 차질(17.6%)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 불안 우려(17.6%) 등이 꼽혔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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