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FOMC에서 조기 긴축 언급 가능성 등을 경계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0.04포인트(0.89%) 하락한 35,650.95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3.05포인트(0.91%) 떨어진 4,668.97을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17.32포인트(1.39%) 밀린 15,413.28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FOMC 회의를 앞둔 경계감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우려 등을 주시했다.
Fed는 이번 회의에서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Fed이 테이퍼링 규모를 매달 15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상향해 이를 내년 6월이 아닌 3월에 끝마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테이퍼링이 종료되면 곧바로 Fed의 금리 인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Fed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를 주시하고 있다. 금리 전문가들은 내년 금리 인상 횟수가 2회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많으면 3회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10년물 국채금리는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지난 금요일 1.48%에서 이날 1.42% 수준까지 하락했다.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국채 가격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Fed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의 낙폭은 상대적으로 작았으나 0.645%까지 밀렸다.
이번 주에는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는 물론, 영란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 은행(BOJ)의 통화정책 회의도 열린다.
투자자들은 오미크론 관련 뉴스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국에서는 오미크론과 관련 첫 사망자가 나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런던의 한 백신 접종 의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인한 사망이 1명 이상 확인됐다고 밝혔다.
영국에선 오미크론 확진자는 3137건으로 늘었으며, 오미크론으로 입원한 환자는 약 10명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FOMC를 앞두고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지며 약보합으로 출발했으나 영국 존슨 총리가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자 하락폭을 키웠다"며 "더 나아가 가상자산 시장의 약세로 관련주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에너지, 임의소비재 관련주가 2% 이상 하락해 약세를 주도했고, 기술, 금융, 산업 관련주도 1% 이상 밀렸다. 반면 유틸리티, 부동산, 헬스, 필수소비재 관련주는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우려가 지속되면서 경제 재개와 관련한 종목들이 가장 크게 하락했다. 아메리칸항공과 델타 항공 등이 각각 5%, 3% 이상 떨어졌고, 카니발의 주가도 4% 이상 밀렸다. 보잉의 주가도 3% 이상 떨어졌다.
화이자는 이스라엘 연구진들이 화이자 3차 접종이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는 소식에 4% 이상 상승했다. 화이자가 아레나 제약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아레나 제약의 주가는 80% 이상 올랐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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