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관훈토론회에서 자신감 있게 손바닥을 들어 보였다. 그는 "보십시오"라는 말도 덧붙였다. 최근 방송 토론회에서 손바닥에 적힌 왕(王)자가 포착돼 불거졌던 '무속인 국정 개입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국정에 무속이 개입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는 질문에 이같이 행동했다.
진행자가 "무속 연루 의혹이 정말 억울하다면 손바닥에 글씨를 써줬다는 그 지지자에게 직접 해명을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지 않나"라고 묻자, 윤 후보는 "동네 할머니다. 몇 호에 사시는지 이름도 모르는데, 지금 이분도 너무 입장이 곤란한지 나타나질 않고 계신다. 또 그런 요청을 하면 (언론이) 그분을 얼마나 괴롭히겠나. 다 쫓아가서 카메라 들이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가 지금까지 검사로서 해온 일들이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들이었는데, 그런 무속이나 이런 거로 판단을 했다는 주장은 제가 살아온 공직 경로에 비춰봤을 때 전혀 합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정농단 특검 시절에 천공스승에게 자문을 구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결정할 때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많이 듣는다. 완전히 은퇴한 선배 또는 동료와 후배들과 의논을 많이 한다"며 "여러 보안 문제도 있기 때문에 그건 제3자에게는 의논할 수도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0월 방송 토론회에 왼쪽 손바닥에 왕(王)자를 그린 채 토론회에 나와 '무속신앙에 의존해 경선을 치르고 있냐'는 취지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여당뿐만 아니라 당내 경쟁 주자들은 "대선이 주술(呪術) 대선으로 가고 있다", "사이비 종교 지도자 같이 군다" 등의 발언을 하며 윤 후보를 공격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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