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명품시장에서 매출이 가장 크게 늘어난 분야는 스마트워치 등을 포함하는 휴대용 전자기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한국의 명품 휴대용 전자기기 시장 성장률은 시장 성장률은 올해 해당 시장 상위 10개국 중 3위로 높은 수준이었다.
명품을 선호하면서도 정보기술(IT)에 능통한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경닷컴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명품시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휴대용 명품 전자기기 시장 규모는 1600만 달러(한화 약 190억원)로 전년 대비 8.8%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휴대용 전자기기 다음으로 성장률이 컸던 분야는 명품 시계로 전년 대비 6.7% 성장이 예상됐다. 이어 가죽 제품(6.5%), 의류 및 신발(5.8%), 안경류(5.6%), 쥬얼리(5.2%), 필기구(0.4%) 등 순이었다. 유일하게 하락한 분야는 뷰티·케어로 전년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명품 시장 상위 10개국 중 한국의 명품 휴대용 전자기기 성장률은 일본과 미국에 이어 3번째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 분야 전세계 성장률(7.9%)보다 높은 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명품 휴대용 전자기기는 애플워치 에르메스, 프레드릭 콘스탄트 스마트워치, 태그호이어 스마트워치 등 명품 브랜드의 스마트워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표적 제품인 애플워치 에르메스는 최소 150만원대로 일반 애플워치에 비해 5배가량 비싸다. 프레드릭 콘스탄트, 태그호이어, 몽블랑, 페레가모 등에서도 내놓은 스마트워치의 가격도 100만~300만원대에 달한다. 태그호이어와 몽블랑은 구글 운영체제인 '웨어 OS'를 탑재했다.
대다수 명품 브랜드는 외관은 일반 시계와 다를 게 없으나 스마트폰과 연동 가능한 기능을 추가해 스마트워치를 출시했다.
명품 스마트워치는 대중들이 흔히 스마트워치로 인식하는 일반 애플워치나 삼성전자 갤럭시워치와 기능상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떨어지기도 하지만, 명품 브랜드라는 이유만으로 수요가 매우 큰 것으로 파악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럭셔리 스마트워치들은 기능성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는 다소 떨어지나, 명품을 선호하면서도 '테크 새비(Tech-savvy·첨단기술에 능통)'한 MZ세대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리셀러 매장 등 되팔 수 있는 문화가 발달한 점도 수요가 늘어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명품 브랜드들의 스마트워치 진출이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뷰티&패션 총괄연구원은 "더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전자기기 관련 제품을 내놓아 시장 파이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페라리와 포르쉐 등 럭셔리 자동차 회사들이 결국 전기차를 내놓았듯, 굴지의 워치 메이커들도 시대 흐름에 맞춰 향후 스마트워치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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