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의 사회적 기업 유은복지재단 나눔공동체는 새싹채소와 베이비채소 생산량 전국 1위 기업이다.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았던 2008년 20억원이던 매출은 정부재정 지원이 종료된 2013년 후에도 꾸준히 늘어 올해 역대 최대인 3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60여 명의 직원 중 50여 명이 중증장애인으로 이들의 꼼꼼함은 새싹채소 농사에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권남규 사무국장은 “새싹채소 생산 외에 스틱으로 된 분말 제품도 올해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의 사회적 기업들이 정부의 재정 지원이 종료된 뒤에도 매출, 고용 등을 꾸준히 늘리며 견실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사회적 기업 지원 기관인 지역과소셜비즈가 경상북도의 의뢰로 정부재정 지원 기간인 5년을 넘긴 130개 경북 사회적 기업을 분석한 결과 생존기업은 101개로 생존율 78%를 나타냈다고 14일 발표했다.
101개 기업이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되기 전 매출은 783억원에서 지원 종료 후 2150억원으로 2.7배로 늘어났다. 고용도 1037명에서 2237명으로 2.1배로 증가했다. 기업당 고용인원이 평균 10.3명에서 22.1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박철훈 지역과소셜비즈 이사는 “경북 사회적 기업들의 생존율은 일반 기업의 창업 5년 후 생존율 31%보다 크게 높고 견실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양적 성장보다 제품·서비스의 질로 평가받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쌓은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경북 영덕에서 25년간 운영하던 횟집을 접고 대게 육수로 만든 대게어간장을 생산하는 더동쪽바다가는길(대표 홍영의)은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은 지 4년째 된 기업이다. 독특한 간장 제조비법을 상품화한 대게어간장이 전국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매출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6억원에서 올해 21억원대로 불어났다. 이 회사 종업원은 4명에서 올해 24명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와 대게축제 취소 등으로 판로를 잃은 대게를 대게어간장으로 가공해 어민들의 소득 보전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북 경산에서 ‘단디’라는 브랜드로 컴퓨터를 제조하는 스마트인디지털(대표 홍일곤·사진)은 종업원이 사회적 기업 전환 전인 2016년 1명에서 지난해 11명으로, 매출은 2억원에서 22억원으로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홍일곤 대표는 그동안 취약계층에 연간 9000만원 상당의 컴퓨터 기증 및 교육을 이어왔다.
이 회사는 경산시 압량면에 연면적 792㎡ 규모의 공장과 교육장을 지어 취약계층의 정보기술(IT)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전국 사회적 가치 평가에서 ‘우수’ 이상의 평가를 받은 경북 사회적 기업이 전체 86개 중 21개로 24%를 차지할 정도로 착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이런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앞으로 지방경제를 살리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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