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활용해 해외주식과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 총액이 70조원을 넘어섰다. 대신 ETF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자리는 축소됐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 총액은 70조5596억원으로, 작년말의 52조365억원 대비 35.60% 늘었다. 이는 국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약 2665조5000억원의 2.6% 수준이다. 작년 말의 2.2% 대비 0.4%포인트(p) 확대됐다.
거래소는 한국 ETF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아직 큰 것으로 평가했다.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주식 시장의 시가총액 대비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의 규모가 2.6%로, 미국(13.1%), 영국(17.1%), 독일(15.0%), 일본(9.7%) 등보다 현저히 낮아서다.
올해 국내형 ETF의 경우 업종섹터 부문으로 4조7445억원이, 해외형 ETF의 경우 시장 대표형 2조9240억원과 업종섹터형 6조1498억원이 각각 유입됐다.
반면 국내 시장 대표형 ETF에서는 3조7902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이는 시장 변동성이 축소되고, 레버리지·인버스에 대한 기본 예탁금 제도와 사전 의무교육이 도입된 영향이라고 거래소는 설명했다.
이어 ETF 시장에 다양한 상품이 공급되면서 투자 대상이 다변화됨에 따라 균형 있는 시장으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도 평가했다.
특히 적극적인 운용으로 벤치마크 지수보다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ETF가 작년 9월 도입된 뒤 올해에만 21개 종목이 상장됐다. 올해 새로 상장한 ETF 전체 종목 80개의 4분의1 수준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등 새로 ETF 시장에 진입한 자산운용사들 모두 첫 종목으로 주식형 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또 연금계좌를 통한 투자가 확대된 점도 ETF 시장 성장에 힘을 보탰다. 소득공제나 과세이연 등과 같은 세제 상 혜택이 주어지는 연금계좌와 투자 편의성이 높은 데다 분산투자 효과까지 있는 ETF를 결합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퇴직연금계좌를 통해서도 ETF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연금계좌를 통한 ETF 투자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거래소는 내다봤다.
수익률은 주식형 ETF가 지수형 ETF를 압도했다. 올해 1월1일부터 12월10일까지 국내 주식형 ETF 종목들의 평균 수익률은 7.47%로 코스피지수의 수익률 4.76%를 2.71%포인트 앞질렀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KINDEX 블룸버그베트남 VN30선물 레버리지가 75.0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 중 상당수가 베트남, 인도 등 신흥국의 시장대표지수상품과 미디어, 게임, 전기차, 2차전지 등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업종 상품들이었다.
반면 누적 수익률이 가장 낮은 종목은 TIGER 원유선물인버스로, 42.26% 손실을 기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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