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마이크로컨트롤러(MCU)를 수탁 생산한다. MCU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이제까지 잘 다루지 않던 품목이다. 이번 수주로 MCU 시장의 절대강자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줄일 발판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위스 반도체기업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주문을 받아 스마트폰용 MCU를 생산한다. 2017년 네덜란드 NXP의 MCU를 수주한 뒤 4년 만이다.
이번 계약은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에 들어가는 물량으로 삼성전자의 16㎚(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해 제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까지 ST마이크로는 핵심 고객사에 납품하는 MCU를 외부에 맡기지 않고 직접 생산했다.
신호를 처리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MCU는 전자기기와 자동차 등에 들어간다. 스마트폰용 MCU는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도 수많은 센서에서 취합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부품이다. 고품질 칩을 장착하면 스마트폰 전력 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 MCU 중에선 단가가 비싼 편이다. 40㎚ 공정으로 생산하는 일반 MCU보다 작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MCU 수주 물량이 늘어나면 TSMC와의 점유율 싸움이 가능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MCU는 수요처가 다양한 반도체로 시장 규모가 상당하다. 스마트폰용 MCU를 시작으로 자동차용 MCU 등으로 영역을 넓힐 가능성도 예상된다.
이날 미국 IBM은 서버용 칩을 삼성전자 5㎚ 파운드리로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생산하는 칩은 IBM의 차세대 서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IBM은 올초 출시한 IBM 파워10 서버 시리즈에도 삼성전자 7㎚ 공정으로 생산한 중앙처리장치(CPU)를 장착했다.
IBM은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 VT펫(VTFET)도 공개했다. 반도체에 전력을 공급하는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쌓아 전력이 수직과 수평으로 모두 흐르도록 설계한 구조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핀펫(FINFET) 구조에 비해 전력을 최대 85% 아낄 수 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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