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갇힌 LG전자…증권가 "내년 초엔 오른다"

입력 2021-12-15 09:01   수정 2021-12-15 09:02


LG전자 주가가 몇 달 째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12월이 LG전자의 매수 적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에 기반한 내년 상반기 실적 모멘텀이 유효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500원(4.1%) 내린 12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전자 주가는 올해 1월 18만5000원(종가기준)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해 12만원대 박스권에 갇힌 상황이다.

LG전자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여온 것은 반도체 수급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물류비 증가 등의 영향이 크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내년 초 LG전자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내년 TV 중 프리미엄 영역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 증가 및 시장 확대로 LG전자에게 반사이익 및 추가적 이익 상향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LG전자는 내년 상반기 가전에서 신제품 출시 및 신가전, 프리미엄 비중 확대가 지속되고 전장(VS) 부문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신가전은 그동안 LG전자가 경쟁사 대비 빠른 외형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이와 관련된 매출은 올해 3조6000억원에서 내년 4조7000억원으로 32% 성장할 전망이다.

해외 비중의 확대가 고무적이다. 지난해 연간 신가전의 해외 비중은 40%였으나 올해 3분기 기준 55%로 확대되며 국내 비중을 앞질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등 위생 가전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 인식이 확대되면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되며 프리미엄 제품이 더 잘 팔리는 시대가 됐다"며 "애초부터 LG전자의 판매전략은 프리미엄 위주의 판매 확장이었는데 코로나19가 이같은 트렌드를 더 강화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4분기는 비용 영향이 예상보다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전 중심으로 물류비, 원재료 가격 등 비용 상승 요인이 예상보다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TV는 상대적으로 패널 가격 하락이 원가에 우호적이지만 홈엔터테인먼트 특수 소멸, 패널 가격이 촉발한 판가 인상 등으로 인해 연말 성수기 수요가 예년보다 미흡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부품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가 길어지면서 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비즈니스솔루션은 B2B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ID) 수요가 회복되겠지만 태양광 모듈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성수기가 오고 있다며 12월 매수를 추천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재료비와 물류비 증가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수요 불확실성을 감안해도 내년 이익 개선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중기적인 모멘텀은 여전히 VS 사업부의 성과다. 반도체 부족에 따라 단기 턴어라운드에 대한 가시성은 기존 전망 대비 불투명해졌으나 고부가 수주분의 매출 인식에 따른 구조적 원가 개선 방향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VS는 GM 볼트 충당금이라는 불확실성이 이미 제거됐기 때문에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기"라며 "전기차 시장 확대와 증가하는 수주잔고 감안시 2022년 VS는 매출 증가와 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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