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첫 수입차 연간 판매량 30만대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예상보다 길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 1~11월 수입차 전체 판매량은 25만2242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사상 첫 연간 30만대 판매 달성이 가능해보였다.
지난 1월 2만2321대로 출발한 수입차 판매량은 2월 2만2290대, 3월 2만7297대, 4월 2만5578대, 5월 2만4080대, 6월 2만6191대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14만7757대로 사상 최대치였다. 이 기간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점유율도 역대 최대치인 16.4%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9월 2만406대로 줄었다가 10월엔 1만8764대로 2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수입차 월간 판매량이 2만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었다.
이 추세라면 지난해 연간 판매량(27만4859대)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데다 소비자들이 연말에 선보이는 신차를 기다리는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모델들이 생산 차질을 겪으면서 출고가 지연된 영향"이라며 "10월부터는 연말에 나올 신차를 보고난 뒤 구입하겠다는 이연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1만대 클럽'에 가입할 수입차 브랜드가 어디일지도 관심사다.
올해 11월까지 1만대 판매를 넘어선 브랜드는 벤츠(6만9400대), BMW(6만1436대), 아우디(2만1242대), 볼보(1만3635대), 폭스바겐(1만3444대), 미니(1만413대) 등이다.
1만대 돌파를 앞두고 있는 브랜드는 지프(9350대) 렉서스(8994대) 쉐보레(8553대) 포르쉐(8167대) 등이다. 이들은 12월 판매량에 따라 1만대 클럽 가입 여부가 결정된다.
렉서스는 2019년 1만2241대 팔았지만 지난해 일본차 불매 운동 등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8911대에 그쳤다. 올 들어 '노(NO)재팬'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다시 1만대 클럽 입성을 노린다.
반면 쉐보레는 올해 1만대 클럽에서 밀려날 위기에 놓였다. 지난 9월 '픽업트럭 돌풍'을 일으킨 콜로라도가 월간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선전했지만 반도체 수급 사태에 따른 물량 부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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