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완성차 3사(르노삼성·쌍용차·한국GM 쉐보레)가 올해 수입차 판매 순위 톱3에 오른 독일 3사(벤츠·BMW·아우디)에 내수 시장을 내줄 판이다. 중견 완성차 3사가 신차가 없어 판매 부진에 빠진 사이 독일 3사는 전기차, 고성능차 등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1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중견 3사 내수 판매량(승용 기준)은 15만1653대로 전년 동기 대비 35% 줄었다. 같은 기간 독일 3사는 7% 늘어난 15만2078대를 판매해 중견 3사를 약 400대 앞섰다. 상반기 누적 판매량 기준 4500대까지 벌어졌던 격차는 하반기 들어 반도체 수급난과 맞물린 수입차 공급 차질 여파로 상당히 줄었으나 완전히 만회하지는 못했다.
지난 5년간 독일 3사를 비롯해 연간 기준 수입차 1~3위 합산 판매량에 중견 3사가 밀린 적은 없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국내 시장에서 중견 3사는 25만6979대, 독일 3사(작년 수입차 베스트셀링 브랜드)는 16만785대를 팔아 9만6000대가량 앞섰다. 그러나 1년 사이에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다.
자동차 업계 판도가 이같이 뒤집힌 건 중견 3사의 판매 라인업 부족, 신차 부재 영향이 크다. 현재 르노삼성, 쌍용차, 한국GM의 판매 차종은 각각 6~7대에 불과하다. 벤츠 26종, BMW 43종, 아우디 36종 등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르노삼성, 쌍용차, 한국GM은 연식변경 모델 외 별다른 신차도 내놓지 못했다. 특히 한국GM은 지난 8월 신형 전기차 볼트 EUV와 볼트EV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려 했으나 화재 위험이 불거져 출시가 무산됐다.
반면 벤츠는 올해만 총 5종의 신차를 출시했다. 이중에는 7세대 S클래스, 전기차 EQA 등이포함됐다. 연말에는 고성능 모델인 AMG GT 쿠페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BMW도 올해 iX·iX3 등 전기차 라인업을 비롯해 총 10종의 신차를 선보였다.
여기에 보복 소비에 따른 수입차 선호 현상으로 국산차 수요가 수입차로 옮겨간 영향도 있다. 노조 리스크 등으로 르노삼성·한국GM 철수설과 쌍용차 파산 우려도 소비자들이 이들 브랜드를 믿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이는 곧 판매량 급감으로 이어졌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는 쌍용차, 한국GM 모두 전기차 출시 계획이 있어 상황이 낫다. 하반기에는 르노삼성 XM3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돼 판매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쌍용차는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란도 이모션'과 중형 SUV 'J100(프로젝트명·무쏘 후속)'를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리콜이 진행 중인 쉐보레 볼트 EV·볼트 EUV도 내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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