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정체성 따라서 화장실 이용해라" 美 학부모들 '반발'

입력 2021-12-16 18:46   수정 2021-12-16 18:47


미국 시카고교육청(CPS)이 생물학적 성(性)이 아닌 성 정체성에 따라 화장실을 이용하는 ‘성 정체성 포용적 화장실’을 일선 학교에 도입하기로 해 일부 학부모들이 반발에 나서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시카고트리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CPS는 기존에 생물학적 성에 따라 남녀로 구분했던 화장실을 ‘남학생 플러스(Boys+)’와 ‘여학생 플러스(Girls+)’로 바꾸는 방안을 마련해 일부 학교에 해당 화장실을 도입할 전망이다.

생긴 규정에 따르면 앞으로는 성 정체성에 따라 화장실을 선택할 수 있다. 예컨대 여성으로 태어났어도 남성 정체성을 가졌다면 ‘남학생 플러스’를 사용할 수 있는 것.

CPS는 ‘남학생 플러스’에는 칸막이 있는 변기와 소변기가 모두 설치돼 있고, ‘여학생 플러스’에는 소변기가 없다. CPS는 또 각 학교에 성별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1인용 ‘성 중립 화장실’도 증설토록 요구했다.

‘성 정체성 포용적 화장실’ 도입에 대해 CPS는 학부모 공지문을 통해 “교내 화장실은 누구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하지만 성전환 학생 중 42.7%가 불편함을 느껴 교내 화장실 사용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현지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에는 ‘성 정체성 포용적 화장실’ 반대 청원이 올라와 15일 기준 3,200여 명이 동참하기도 했다. 청원 운동을 주도한 스티븐 불튼은 “이제 남학생도 마음대로 여학생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고 여학생의 안전에 대해 우려하며 반발했다. 학부모 켈리 디나드는 “황당한 정책으로 아이들이 평생 씻지 못할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나섰다.

연방 교육부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2016년 각 학교에 “생물학적 성이 아닌, 각자의 성 정체성에 따라 교내 화장실·탈의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후 이를 폐기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 6월 다시 복원된 바 있다.

한편, CPS 산하에는 638개의 초·중·고등학교가 있으며, 약 35만여 명의 학생이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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