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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사인 엔에스피 측이 지난 14일 “코로나19와 교통 여건 변화에 따른 이용객 감소로 내년 1년간 휴업한다”는 내용을 이용객에게 공지한 여파다. 이곳에서 10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이한복 씨(71)는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해부터 하루 평균 매출이 그전보다 80% 이상 줄었다”며 “이젠 터미널이 아예 문을 닫는다고 하니 어디로 가야 할지, 받아놓은 물건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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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한 상인들도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노금석 성남터미널 상인회우정모임(상우회) 회장은 “터미널 상가 총 1320개 점포 중 470개가 영업 중인데, 코로나 악재로 이 중 50%가 폐업 위기”라고 말했다.
터미널 운영이 중단되면 매표소와 대합실, 승·하차장을 이용할 수 없다. 성남 시민들은 다른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야 한다. 이곳에서 만난 성남 시민 A씨(54)는 “딸이 이 터미널을 이용해 인천에 있는 학교에 통학한다”며 “터미널이 없어지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역 주민들은 ‘휴업 반대’ 단체 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분당선 야탑역 4번 출구에서 1인 피켓 시위를 벌인 김종환 씨(55)는 “지역 단톡방을 통해 휴업 사실을 알게 됐다”며 “1000명가량이 모인 단톡방에서 휴업에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그전까지 하루 평균 6000여 명에 달하던 이용객은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승객이 감소하자 이곳을 이용하는 버스 업체들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한 버스 업체는 성남버스터미널에서 한때 평일에 호남과 영남 방면 6개 노선, 25대 버스를 운행했다. 지금은 4개 노선 12대 버스로 규모를 줄였다. 다른 고속버스 업체 관계자는 “전라도행 노선은 한때 10대까지 운행하다가 지금은 5대로 줄였다”며 “이마저도 손님이 없어 하루에 2~3대씩 운행이 취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남버스터미널이 ‘그로기’ 상태에 빠진 데엔 코로나 사태만 영향을 미친 게 아니다. 다양한 대체 교통수단의 등장, 탈(脫)지방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같은 구조적 악재가 장기간 누적됐다. 엔에스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다른 버스터미널도 똑같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성남터미널의 경우 인천과 강릉을 잇는 경강선과 수서고속철도(SRT)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갖춰지면서 시외버스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경기도와 공동으로 터미널형 경기버스 라운지 조성사업비 9억6000만원, 터미널 시설개선 사업비 4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휴업신청 수리 기한을 연장하고 21일 터미널 운영사 측과 터미널 정상 운영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의 이 같은 지원 의지에도 불구하고 성남터미널이 휴업을 번복할지는 미지수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도 문제지만, 시외버스 이용이 감소하는 추세 자체가 반전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다은 기자/성남=장강호 기자/수원=윤상연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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