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SNK는 최대주주인 일렉트로닉게이밍디벨롭먼트컴퍼니(EGDC) 명의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개매수신고서를 제출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1주당 3만7197원으로 전날 종가 대비 77% 높은 수준이다. 공개매수는 내년 2월 10일까지 진행되며 이후 자진 상폐를 계획하고 있다. EGDC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011년 설립한 무함마드빈살만재단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EGDC는 공개매수 후 SNK를 완전 자회사로 둠으로써 대대적인 개혁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GDC 측은 “완전 자회사가 되면 단기적인 실적이나 주가 변동에 좌우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담한 개혁을 실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 주가 대비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준다는 소식에 이날 SNK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2만7350원에 장을 마쳤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상장된 지 불과 2년 반밖에 지나지 않은 SNK가 그동안 ‘폭탄배당’과 ‘헐값 스톡옵션’을 통해 무리하게 자본을 유출해 간다는 의혹을 받았던 탓이다.
2019년 5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SNK는 지난해 6월 첫 배당에 나섰는데, 총 배당 규모가 684억원으로 직전연도 영업이익(2018년 8월~2019년 7월)보다 많았다. 당시 최대주주였던 즈이카쿠를 비롯해 중국계 관련 지분이 약 60%에 달해 중국으로의 자본 유출을 의심하는 시각이 많았다. 이 뿐만 아니라 같은해 8월에는 임직원들에게 행사가가 1주당 1원에 불과한 스톡옵션을 교부해 논란이 됐다. 당시 1만2950원이던 주식을 1원에 취득한 뒤 차익을 볼 수 있게 만든 셈이다. 당시 대표였던 도야마 고이치는 스톡옵션을 행사해 5100주를 1원에 샀고, 이 중 절반(2500주)을 지난 4월 2만6700원에 팔았다. 이후 중국계 최대주주는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계 EGDC에 지분을 넘겼고, 새 주인이 된 EGDC가 이날 공개매수를 통한 자진 상폐를 신청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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