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막지 못한 생명의 탄생…확진 임산부, 구급차서 출산

입력 2021-12-18 19:49   수정 2021-12-20 08:5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담치료 병상 부족 현상이 심각해진 가운데 코로나19 확진 임산부가 분만실을 찾아 헤매다 결국 구급차 안에서 출산했다.

18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와 양주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49분께 양주시 광적면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임산부 A씨가 하혈과 복통을 겪고 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일반적 상황이었다면 출동한 119구급대가 A씨를 다니던 산부인과로 이송했겠지만 A씨는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치료 중이었기 때문에 일반 산부인과 이송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방역지침상 응급환자가 확진자라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이송해야 해 A씨 역시 전담병원에 있는 산부인과로 가야했다.

광적구급대 최수민 소방교와 박은정 소방사는 출산이 임박했다고 판단, 인근 전담병원에 연락을 취했지만 16곳에서 "확진자 병상이 꽉 찼다"며 입원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분만실을 찾는 사이 A씨 진통은 심각해졌다. 구급차 내부에서 출산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구급대원들은 원격으로 소방의료팀 지도를 받아 구급차 안에서 분만을 시도했다.

다행히 박 소방사는 간호사 특채로 임용됐고, 최 소방교도 관련 응급훈련과 출동 경험이 풍부했다. 이들은 구급차 안에 확보해둔 분만 세트를 이용해 분만을 유도, A씨는 이날 오전 1시36분께 건강한 아기를 순산했다.

구급대원들은 신생아의 호흡과 체온을 보호하면서 '병상이 있다'는 연락이 닿은 서울의료원으로 산모와 아기를 무사히 이송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도 수원에 거주하는 임산부가 코로나19로 재택치료 중 진통을 느껴 구급차를 탔지만 40군데 병원에서 병상이 없다고 거부해 10시간을 기다린 끝에 병원에 도착해 출산한 바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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