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식시장에 대한 한 자산운용사 대표의 전망이다.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가 지난 16일 테이퍼링 속도를 높이겠다는 회의 내용을 내놓고, 내년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영국 중앙은행은 FOMC 결과가 나오자마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각국의 금리 인상 기조는 내년 투자 셈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테마나 이벤트보다는 실적을 중심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우선 올해 4분기부터 호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이 있다. 지주사 SK는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조3672억원으로 한 달 전(8876억원) 대비 54.0% 급증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게임즈(17.6%), 이녹스첨단소재(14.9%), 대한항공(14.7%), 유한양행(14.6%), 효성티앤씨(13.2%) 등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늘어났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평택3 공장과 SK하이닉스의 M15·M16 투자가 집중되면서 내년 3분기까지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 기대에 비해 최근 6개월간 16% 떨어지는 등 주가는 부진한 상황이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도 10.8배로 6개월 전(12.3배)보다 낮아졌다. 비메모리 반도체 장비주인 DB하이텍은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한 달 새 8.4% 늘어 원익IPS 뒤를 이었다. DB하이텍의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올해 1분기보다 91.9% 늘어난 1163억원이다.
내년 전체로 보면 폴더블폰 관련주의 실적 개선폭이 눈에 띈다. 폴더블폰은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스마트폰이다. 올해 800만 대가량인 출하량은 내년 20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연성회로기판(FPCB) 등을 생산하는 비에이치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올해보다 65.4% 늘어난 1057억원이다. 1개월 전보다 10.1% 많아졌다. KH바텍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1개월 새 9.5% 증가한 526억원을 나타냈다. 올해보다 88.2% 많은 수준이다. KH바텍은 폴더블폰을 접고 펼 수 있도록 하는 핵심 부품인 힌지를 생산한다.
스마트폰용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하는 심텍도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42.6% 많은 2219억원으로 추정됐다. 1개월 전 전망치보다 7.2% 많다.
조선주도 내년 흑자전환 기대가 크다. 한국조선해양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3083억원으로 올해 전망치(-6415억원) 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했다. 현대미포조선도 올해 1000억원 넘는 적자에서 내년 1000억원 수준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상장사 가운데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동시에 전망치도 최근 들어 가장 악화하고 있는 종목은 진단키트주인 씨젠이다. 씨젠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3550억원으로 올해보다 41.2% 줄어들 전망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