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3조 날아갔다"…LG화학 담은 개미들 '비명'

입력 2021-12-20 15:40   수정 2021-12-20 16:04


미국 전기차 업체들의 급락 영향으로 LG화학의 시가총액이 20일 하루만에 3조원 가깝게 증발했다. 주가도 작년 연말 랠리 초입 국면이던 11월 초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날 LG화학은 전일 대비 4만1000원(5.88%) 하락한 65만6000원에 마감됐다. 이날 사라진 시가총액 규모는 2조8943억원이다. 장중에는 주가가 64만8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LG화학의 이날 종가는 작년 11월3일과 같다. 당시는 LG화학을 비롯해 코스피의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연말 랠리의 초입 국면이었다. LG화학은 이 때 시작된 랠리가 올해 초까지 이어지면 지난 2월5일 102만8000원을 찍었다.

이후 전기차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완성차 업체를 비롯한 배터리 경쟁자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10개월여만에 주가가 36.19% 하락했다. 사라진 시가총액은 26조2604억원에 이른다. 내년 초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수급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LG화학의 주가를 짓눌렀다.

이날 LG화학와 마찬가지로 이차전지 완제품을 만드는 삼성SDI(3.82%)와 SK이노베이션(5.22%)도 급락세를 보였다.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이차전지 기업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날 오후 2시30분 잠정 집계 기준 외국인은 LG화학과 삼성SDI 주식을 각각 867억3900만원 어치와 335억5800만원 어치를 팔았다. 이날 외국인의 매도 규모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기관은 삼성SDI(243억4600만원)를 LG화학(214억5000만원)보다 많이 팔았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기트럭 개발업체 리비안과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고객사인 GM이 급락한 영향으로 보인다.

리비안은 부진한 실적과 칩 부족에 따른 단기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으로 10.26% 하락했다.

GM은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의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밀려 직전 거래일보다 5.53% 낮은 수준에 마감됐다.

테슬라는 지난 17일엔 주가가 소폭 올랐지만, 최근 급락세로 인해 1200달러대이던 주가가 932.57달러까지 내려 앉았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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