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한 2021년도 세무사 시험 출제 및 채점 과정에 대해 특정 감사에 착수한다고 20일 밝혔다. 올해 세무사 2차 시험에서 세무공무원 출신들이 면제를 받는 특정 과목만 비정상적으로 어렵게 나와, 일반 수험생들에 비해 공무원 출신들이 대거 합격하는 상황이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올해 세무사 2차 시험에서 국세행정경력자의 면제 과목인 세법학 1부에서 과락률이 82.13%로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세무사시험은 한 과목이라도 과락이 있으면 다른 과목에서 고득점해도 합격하는 것이 불가능해 진다.
경력 20년 이상 세무공무원들은 2차 과목 중 세법학1과 세법학2 과목을 응시하지 않아도 된다. 세법학 1부의 과락률은 최근 5년간 가장 높았던 2019년에도 50.48%였다. 지난해 과락률은 30%를 조금 넘긴 수준이다.
2차 과목 면제자(국세행정경력자) 출신 합격자가 2019년에는 35명, 지난해 20명에 그쳤지만 올해는 무려 151명이나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세법학 과목의 난이도를 비정상적으로 올린 탓에 국세행정경력자들의 합격률도 급격히 올라간 것이다.
현재 수험생들은 공정성 의혹을 제기하며 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고용부는 "불공정 논란이 제기된 상태"라며 "이번 감사에서 규정위반이나 업무 소홀 등 비위가 적발되면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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