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웨딩링 찾아 삼만리…'반지원정대' 된 신혼부부들

입력 2021-12-20 17:08   수정 2021-12-27 16:04

내년 결혼을 앞둔 20대 직장인 여성 A씨는 결혼반지를 알아보러 지난 주말 오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찾았다가 허탕을 쳤다. 프랑스 고가 주얼리 브랜드 쇼메를 비롯해 반클리프아펠, 불가리, 까르띠에, 티파니앤코 등 하이 주얼리 매장들의 대기 줄이 너무 길었기 때문이다. A씨는 “매장별로 대기시간이 3~4시간에 달해 결국 한 곳도 못 보고 돌아왔다”고 하소연했다.

고가 브랜드의 ‘웨딩링’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던 결혼이 몰리고 있고, 젊은 예비부부들이 종로·청담 금은방에 가는 대신 유명 브랜드 반지를 선호해서다. 하이 주얼리 브랜드의 인기 제품은 바로 구하기가 쉽지 않아 ‘반지원정대’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까르띠에 등 웨딩링으로 각광받는 하이 주얼리 브랜드 제품들은 ‘한 쌍’에 500만원을 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사이즈에 따라 결제 후 받기까지 길면 6개월이 넘게 걸리는 상황이다. 여러 브랜드 매장을 돌며 원하는 제품과 가격, 국내에 재고가 있는지를 확인하다 보면 웨딩링을 결정하고 돈을 지불하는 데 3~4주가 걸린다는 이야기다.

지난여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참여 인원이 최대 49인까지 제한됐던 결혼식은 백신 접종으로 숨이 트였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중단된 현재도 접종 완료자 기준 최대 299명까지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다. 미뤘던 결혼을 진행하는 예비부부들은 고가의 해외 신혼여행 대신 웨딩링과 가전 등에 돈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백화점 주얼리 바이어는 “웨딩링으로 각광받는 제품들은 최근 수요가 폭증해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며 “반지는 사이즈가 다양한 만큼 소비자로선 물량이 더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종로나 청담 부티크도 많이 갔지만 최근 젊은 층은 브랜드 반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코로나19 이후 명품 브랜드를 많이 접하며 눈높이가 높아진 영향”이라고 말했다.

웨딩링의 인기에 백화점에서 하이 주얼리 매출도 상승세다. 현대백화점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하이 주얼리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0.2% 증가했다. 이 기간 명품 증가율(40.8%)을 크게 웃돌았다. 롯데백화점은 이 기간 45.1%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하이 주얼리 및 고가 시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1.9% 증가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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