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 용광로→전기로 속속 전환…원가 올라 제품가격 인상 불가피

입력 2021-12-20 17:21   수정 2021-12-21 01:44

글로벌 철강업계의 탄소 감축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고로(용광로) 공법에 투입하는 고철 비중을 늘려 석탄 사용을 줄이고 있다. 고로를 폐쇄하고 전기로로 전환하는 추세도 확대되고 있다. 대신 원가 부담이 늘면서 철강 제품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중국 바오우그룹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액션플랜’을 최근 내놨다. 우선 중간목표로 2035년까지 조강 t당 탄소배출량을 30% 줄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존 고로 공법에 투입하는 고철 투입량을 기존 10% 수준에서 50%까지 확대하고, 산하 제철소들의 고로는 전기로로 바꾸기로 했다.

바오우그룹의 행보는 탄소중립 달성 시기를 2060년으로 설정한 중국 정부보다 10년 빠르다. 경쟁사인 포스코, 아르셀로미탈, 일본제철 등이 2050년 탄소중립을 내건 상황에서 혼자 뒤처진 계획표를 내놓을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다른 글로벌 철강사들의 친환경 행보도 가속화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철광석(Fe2O3)에서 산소를 분리할 때 쓰이는 석탄이나 천연가스를 수소로 대체하는 수소환원제철 공법의 전면 적용이다. 고철 사용 확대와 전기로 전환 등은 2040년께로 예상되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의 중간 단계다.

세계 2위 철강사 아르셀로미탈은 천연가스를 산소 분리용 환원제로 쓰는 직접환원철(DRI)을 활용한 전기로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 2030년까지 100억달러(약 12조원)가량을 투입해 기존 고로 기반 제철소들을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3위 일본제철(닛폰스틸)은 2026년까지 일본 내 고로 수를 15개에서 10개로 줄이고 이를 일본 및 해외에 새로 짓는 전기로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고로 감소로 줄어드는 생산능력만 현재 총생산량의 20% 수준인 연간 1000만t에 달한다. 2023년 시운전을 목표로 아르셀로미탈과 미국 앨라배마에 합작 전기로 제철소 설립에 나서는 등 기업 간 합종연횡도 이어지고 있다.

탄소중립이 ‘공짜’가 아니란 지적도 나온다. 바오우그룹은 탄소배출권 비용 등을 포함한 친환경 제철 확대로 중국 내 열연코일 가격이 40%가량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로 가동에 필요한 전기 역시 친환경 에너지를 써야 해 비용이 비쌀 수밖에 없다”며 “현재 증설 중인 전기로들이 고로를 대체하는 2024년 이후 철강 가격의 대폭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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