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업무를 데이터화, 디지털화하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며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SCM(공급망 관리), 마케팅 등이다. DX를 통해 도출된 객관화된 수치를 통해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효율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하다.
다만 유수의 IT 기업들도 아직 AI와 데이터가 깊숙이 파고들지 않은 곳이 있다. 바로 HR(인적자원) 분야다. 임직원들의 채용부터 퇴직까지 사내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만큼, HR 업무는 분석과 증명보다는 HR 담당자들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AI 커스터마이징 플랫폼 스타트업인 알고리즘랩스의 손진호 대표는 사업을 진행하며 기업들이 HR 분야에서 AI 도입 사례가 특히 미진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회사들이 앞다퉈 다른 분야에서 AI를 도입해 업무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처럼, HR에도 최적화된 AI를 도입하며 새로운 인사 평가 체계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구상이었다.
손 대표는 "해외 기업의 경우 이미 다양한 HR 영역에 AI를 활용하고 있다"면서도 "반면 국내 다수 기업 임원진 및 실무진들과 미팅을 여러 차례 진행해본 결과 데이터 부족 및 기술 부족 등의 이유로 솔루션 도입을 어려워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알고리즘랩스가 선보이고 있는 HR AI 솔루션은 △업무 성과 예측 △승진 적합도 예측 △부서 이동 적합도 예측 △연수 추천 △주요 인재 이탈자 예측 등 5가지다. 손 대표는 "솔루션 형태로 5개 주제로 시스템을 도입해 회사가 직접 개발하지 않고도 효율적으로 HR 업무에 AI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업무 담당자가 현장에서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함께 정의하고, 이에 맞게 자료를 수집한다는 것도 알고리즘랩스 HR AI 솔루션의 특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솔루션을 통해 기업이 체계적인 인사 프로그램을 갖춰 객관적인 분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기업이 솔루션을 도입한 뒤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알고리즘랩스의 HR AI 솔루션은 더욱 고도화된다. 알고리즘랩스가 자체 개발한 'AI 파이프라인 옵티마이저' 덕분이다.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AI 프로그램이 최적화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는 툴이다.
손 대표는 "AI 파이프라인 옵티마이저는 이미 오픈된 수많은 AI 알고리즘 중에서 주어진 데이터에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자동으로 선별하는 프로세스"라며 "이를 활용하면 전문가 없이도 AI를 개발하고 원하는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고, 나아가 지속적인 성능 개선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알고리즘랩스의 이러한 기술력은 지난 8월 GC(녹십자 홀딩스)에 HR AI 솔루션을 공급하며 인정을 받았다. HR 솔루션은 비단 기업 HR 업무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회사는 HR AI 솔루션의 개념을 확장해 최근 대학생들의 장기 휴학, 자퇴생 등을 약 90% 내외로 예측할 수 있는 대학교 전용 솔루션도 출시했다.
알고리즘랩스는 향후 HR 분야뿐만 아니라 전 산업 영역에서 AI를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손 대표는 "AI 옵티마이저 플랫폼 구축 사업을 통해 전 산업 영역에 AI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AI 대중화를 선도하는 스타트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배성수 IT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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