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차기 정부로 넘어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입력 2021-12-22 17:20   수정 2021-12-23 00:34


정부와 청와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요구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결국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이 후보는 “계속 설득할 생각”이라고 밝혔지만 차기 정부로 공이 넘어가는 모양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2일 라디오에 출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와 관련해 “이 후보가 ‘현 정부에서 어렵다면 다음 정부에서 하면 된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당도 부동산 세제를 논의하는 워킹그룹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어서 이 문제는 조율돼 가는 것 아닌가 이렇게 본다”고 말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도 라디오에서 “조금만 더 기다리면 시장 하향 안정이 아주 분명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후의 (양도세 중과 유예 등) 선택은 다음 정부가 또 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라고 언급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시장 안정, 정책 일관성, 형평 문제 등을 고려해 세제 변경 계획이 없다”고 불가 입장을 못 박았다. 다만 “1주택을 보유한 서민과 중산층의 세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해주는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한국여성기자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한시 유예를) 계속 설득할 생각”이라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안 되면 선거 후에 하겠다”고 말했다.
政·靑 "양도세 중과 유예하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 준다"
의총서 '협의체' 설치로 갈등봉합…1주택자 稅부담 완화 의견 접근
정부와 청와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에 대해 불가론을 굳힌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하락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출 규제 등 정부정책 효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도세를 완화하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주택매매시장은 주요 지역에서 가격 하락 사례가 확산하는 등 하향 안정 흐름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라며 “하향세가 착근되도록 지금까지의 정책을 일관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도 라디오에 출연, “최우선 과제는 부동산 시장 하향 안정화”라며 “정책 일관성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당정은 전날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을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 당정협의도 전격 취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대신 부동산 세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인 워킹그룹을 설치하기로 했다. 워킹그룹을 구성해 당내 논의 과정을 거치면 현 정부 임기 내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유예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 유예를 둘러싼 찬반 자유토론이 진행됐다. 5선인 설훈 의원은 “정책은 신뢰가 중요하다. 자꾸 바꾸면 결과적으로 마이너스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홍영표·강병원·신동근 등 다른 친문(친문재인) 성향 의원도 “다주택 중과세라는 기존의 당론을 뒤집어서는 안 된다”며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전재수 의원 등 일부 의원은 찬성 의견을 개진했다. 이재명 후보도 찬반 토론 직전 의총장에 들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공시가격, 재산세 재조정 등 정부 정책의 ‘핀셋 조정’도 국민 아픔에 대해 공감하면서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검토와 선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이슈가 대선을 앞두고 내부 분란으로까지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지도부의 의견이 반영되며 추후 논의를 위한 워킹그룹을 설치하는 수준에서 갈등을 봉합했다.

다만 당정청은 보유세 완화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 부총리는 “1주택을 보유한 서민과 중산층의 세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해주는 보완책을 검토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 종부세 부과 때 포함하는 상속 주택의 조건을 변경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시골 집의 일부 지분 때문에 2주택으로 분류돼 수십 배의 종부세를 내야 하는 경우 등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임도원/강진규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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